산업연구원이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조선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고관세 여파로 수출 부진이 심화하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 내외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산업연구원은 27일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년 수출이 2.2% 증가한 것과 비교해 감소 전환할 것이란 추정이다.

13대 주력산업을 분야별로 구분했을 때 지난해 크게 성장한 정보기술(IT)은 올해도 인공지능(AI) 성장 등으로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 최대 주력상품인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빠른 성장, 고부가 제품의 매출 확대, 반도체 단가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가 예상됐다. 상승기를 맞이한 조선산업 역시 고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인도 등으로 10.2%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러나 이외 산업은 관세 리스크 상승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 품목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는 데다 현지 생산이 국내 수출을 대체하면서 전년 대비 8.0%의 감소가 예상됐다. 철강 역시 관세 및 미국 자동차 수요 부진 영향으로 하반기에 수출물량이 4.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차전지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수출이 전년 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차전지는 대중국 반사이익도 소폭 기대된다고 산업연구원은 덧붙였다.
하반기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2.1%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524억달러 흑자를 기록,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실물경기 불확실성이 커졌고 국내 정치상황도 급변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상반기 0.5%, 하반기 1.4%로 연간 1.0%를 기록할 것으로 하향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 시나리오에서 G2 무역분쟁 파급효과와 무역·통화 정책 등 상하방 리스크는 있고 현재는 올해 금리 인하를 2번 정도 전제했다”며 “(실질 GDP 성장률이) 정확히는 0.95% 정도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10%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현재와 같이 30%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전제해 도출됐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통상리스크 심화, 회복 둔화로 대부분 산업에서 생산이 감소하고 상반기 선주문 영향이 중첩될 것”이라며 “전에 산업계 내수 부진이 문제였다면 이번엔 수출 부진이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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