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불편하지만, 백 번이고 투표할 수 있어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오후 1시 30분 광주보훈병원에 마련된 거소 투표소 앞에는 긴 휠체어 행렬이 이어졌다.

한 손에 투표용지가 담긴 회송용 봉투를 든 유권자들은 굳게 닫힌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2시 투표가 시작되자 병원복을 입은 유권자들이 하나둘 복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에 탄 시민들은 선거 공보물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막판까지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기도 했다.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지만,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바라며 차례대로 기표소를 향해 나아갔다.
가장 먼저 투표소를 찾은 홍모(78) 씨는 "무릎이 아파 입원하면서 처음으로 거소 투표를 하게 됐다"며 "어제 수술을 받았지만 나와 가족,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백 번이고 투표할 수 있다"고 웃었다.
광주보훈병원은 호남권 국가유공자 등 보훈대상자를 위한 전문병원으로, 거동이 불편해 일반 투표소로 이동할 수 없는 유권자들을 위한 거소 투표장을 마련했다.
광주 거소 투표 신고인은 총 2천525명이며, 이들은 병원·요양원 등 38곳에서 오는 29일까지 투표할 수 있다.
광주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투표할 수 있도록 전국 곳곳에 거소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며 "거소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사전 투표나 본 투표일에 꼭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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