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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금호타이어 화재’ 유해물질 검출 ‘쉬쉬’

입력 : 2025-05-27 06:00:00 수정 : 2025-05-26 19: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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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환경硏, 대기오염 측정 결과
미세먼지 등 기준치 초과에도
당시 재난문자에 내용 포함 안 돼
납 농도도 평소의 최대 3배 검출
市, 광산구에 되레 ‘공개말라’ 지시도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후 대기의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는데도 선택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기간(17∼21일) 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황 등 6가지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한 결과 일부 물질이 환경대기 기준을 초과했다고 26일 밝혔다.

17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측정결과를 보면 19일 오전 6시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대기기준(미세먼지 100㎍/㎥, 초미세먼지 35㎍/㎥)을 초과한 데 이어 20일 오전 4시까지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당 각각 200㎍, 164㎍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틀간 기준치를 초과한 미세먼지 측정횟수는 12회, 초미세먼지 16회에 달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는 우려됐던 유해물질도 내뿜었다. 한국환경공단 대기정보시스템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유해 중금속 납의 농도는 17일 18ng/㎥까지 급등했다. 이튿날인 18일 오전에도 9~14ng/㎥가 관측됐고, 주불이 잡힌 뒤인 22일과 23일에도 8~9ng/㎥가 검출됐다. 호남권의 연평균 대기중 납 검출 수치가 6ng/㎥라는 점을 고려하면, 화재 직후 최대 3배 높아진 것이다.

광주공장 화재는 발생 나흘째인 20일 주불이 잡힐 때까지 생고무가 계속 타면서 광주 상공에 검은 연기와 메케한 냄새가 많이 확산했다.

이 같은 측정 결과를 접한 광주 광산구는 최근 광주시에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미세먼지 등 검출량이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한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광산구 담당자에게 ‘일정 시간 대기질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재는 대기환경기준 이내로 측정된다’는 문구를 재난안전안내문자로 발송하라는 메일을 보냈다. 시는 또 광산구 관계자에게 측정 결과를 공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결국 광산구는 대기오염물질 측정 결과 정확한 수치가 담겨있지 않았다며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기간 모두 7차례의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화재 발생 후 이틀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초과 검출됐지만 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자를 한 차례도 보내지 않았다. 시는 화재가 발생한 17일 당일만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광산구와 서구는 각각 11회와 1회 재난안전문자를 보냈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초과 검출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시민들은 이틀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수십 차례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일상 생활을 보낸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 홈페이지에 광주보건환경연구원의 측정결과를 공개했다”며 “전반적으로 환경대기기준 이내로 측정됐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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