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 36.9% ‘역대 최고’
이재명 선두 체제·부정선거 불신, 투표율 감소 요인
6·3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29∼30일 진행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지지자들을 향해 사전투표 참여 독려에 나섰다. 부정선거론에 동조하며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했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역시 사전투표 적극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대선의 역대 선거 최고 사전투표율이 이번 선거에서 깨질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4일 후면 사전투표가 시작된다”며 “투표해야 여러분의 소중한 삶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같은 날 충북 옥천군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뒤 “만약 사전투표를 머뭇거리다 본투표를 못 하게 되면 큰 손실이다. 투표하지 않으면 나쁜 정권을 만들지 않겠나”라며 사전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현행 사전투표 관리 실태는 문제점이 여러 번 지적됐고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친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에서 당장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없는 게 저희가 점검한 현실”이라며 “국민께 약속드린다. 당이 역량을 총동원해 사전투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정투표를 의심하는 보수진영 일각에선 사전투표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번 국회 들어서도 국민의힘 김민전·장동혁 의원이 사전투표제를 폐지하자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달희 의원도 사전투표 과정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법안을 냈다.

김 후보 역시 그동안 이와 비슷한 입장을 수차례 내비쳤다. 지난 3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전투표를 불신하는 보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선거가 가까워지며 사전투표제는 반대하면서도 이번 대선에선 유권자들에게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저번 대선 당시 수치를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보수 지지자들의 사전투표제 불신 정도가 상당한 데다가 지난 대선과 비교해 후보 간 접전 양상이 아니어서 투표율 자체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였다.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6회 지방선거부터 치러진 모든 전국 단위 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 제도가 점차 정착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이 펼쳐지며 사전투표율 역시 치솟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직전 치러진 지난해 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은 31.3%였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공공거버넌스연구소)는 “지난 대선과 달리 판세가 이 후보에게 다소 기울어져 있다 보니까 투표를 안 하겠다는 보수 유권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 역시 믿지 못하겠다는 부정선거보다는 본투표를 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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