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즐비하던 커피숍이 감소하고, 치킨가게, 호프, 식당, 편의점 등도 일제히 줄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 관련 업종에서 휴·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작년 동기보다 743개 줄어들었다. 커피음료점은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계속 늘었다. 코로나19 때도 증가했으나 올해 처음 감소했다.
커피음료점 뿐 아니라 요식업계 전반이 올해 1분기 뚜렷하게 위축된 모습이다.
치킨·피자 등 패스트푸드점은 4만7803개로 작년 동기보다 180개 줄었다. 같은 기간 한식음식점과 중식음식점도 각각 484개, 286개 감소했다.
회식 문화 변화 등도 영향이 더해지면서 호프 주점은 1분기 2만2493개로 1802개 급감했다.
대표적인 자영업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편의점 사업자는 모두 5만3101개로, 작년 동기보다 455개 줄었다.
은퇴 이후 직업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운 고령층이 치킨집·식당·편의점 등 각종 자영업에 뛰어들었으나 내수 침체로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플랫폼 업체 비용이 자영업자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술집(-11.1%)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분식(-7.7%), 제과점·디저트(-4.9%), 패스트푸드(-4.7%), 카페(-3.2%) 등도 일제히 매출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정부에 폐업 지원금을 신청한 자영업자는 급증했다.
1분기 원스톱폐업지원 신청 건수는 2만3785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64.2% 늘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구조가 '다창업·다폐업'인데 이제 창업자보다 폐업자가 더 많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세청이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3년 생존율은 53.8%에 그쳤다. 10명 중 절반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셈이다. 5년 이상 사업을 이어가는 비율은 39.6%로 더 낮았다.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한 통신판매업(45.7%), 분식점(46.6%), 치킨·피자집(46.8%) 등은 평균보다 생존율이 낮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준비된 폐업, 대안을 가지고 폐업하는 사람이 일부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문을 닫고 있다”며 “현재 일자리 시장마저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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