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에 찾아와 축하해 준 하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사자도 처음 해보는 결혼식이고 챙겨야 할 것도, 확인해야 할 것도 많아 정신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정작 그날의 이벤트가 꿈처럼 희미하게 기억하게 되기도 한다.
개그맨 유재석은 정신없었던 결혼식을 언급하며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결혼식’ 자체에 큰 애정이 없던 유재석이 평생 잊지 못할 하객의 존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과 인연도 없었고, 초대받지도 않았지만 그의 결혼식에 나타나 반갑게 인사를 건넨 하객의 정체는 바로 가수 문희준의 어머니였다.
문희준이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재석의 결혼식에 어머니를 대신 보냈던 사연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2019년 7월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4’에서 문희준을 만난 유재석은 “그 당시 문희준과 친할 때가 아니었는데 제 결혼식에 문희준 씨 어머니가 오셨다. 깜짝 놀랐다”고 언급했다.
문희준은 “저는 선배님 결혼식에 축하드리러 너무 가고 싶었다. 그런데 스케줄이 안 됐다”며 그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옆에 있던 개그맨 김태균이 “보통 매니저를 보내지 않냐”고 말하자 문희준은 “매니저를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누가 가야 선배님이 제 마음을 알아주실까, 얘기 진짜 오고 싶어 했구나, 얘가 나를 진짜 축하해 주고 싶었구나 하실까 생각하니 어머니가 가셔야 할 것 같았다”며 진정성을 어필하고 싶어서 했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재석은 “수많은 하객 중에 제일 잊히지 않는 분이 문희준 씨 어머니다. 어머니 식사도 안 하고 가셨다”며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문희준은 “웬만하면 식사 안 하고 오시라고 했다”고 했고, 방송인 전현무는 “천하의 불효자식 아니냐”며 핀잔을 줘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재석이 재차 당황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자 문희준은 “그거랑 비슷한 거 아닌가 싶다. 저희가 하느님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헌금을 하지 않냐. 제가 믿는 종교가 재석이 형이다”라며 팬심을 표현했다.

이어 문희준은 “선배님이 또 제 결혼식에 와주셨다. 너무나 감동을 받았던 게 아내(소율)와는 친분이 없는데도 양쪽에 모두 축의금을 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유재석의 미담을 덧붙였다.
유재석에게 문희준의 어머니가 정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과거 발언이 또 있었다.
2022년 6월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여성 듀오 다비치가 출연했다.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이해리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냥 빨리 후딱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일 눈 뜨면 그날이 돼서 해치우면 좋겠다”며 내향인 다운 심정을 밝혔다.

이에 같은 내향인인 유재석은 크게 공감했다. 유재석은 “너무 잘 안다. 내가 진짜 결혼식 때 그랬다. 와주신 많은 분들 다 너무 감사한데 속으로는 진짜 ‘아유 빨리 끝나라’(고 생각했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결혼식 당일 정신없고 기계적인 인사 속 빨리 끝났으면 하는 와중에 문희준의 어머니는 유재석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하객이었던 것이다.
한편 유재석은 2008년 전 MBC 아나운서 나경은과 결혼했고, 문희준은 그룹 크레용팝 출신 소율과 2017년 결혼식을 올렸다. 두 부부는 슬하에 각각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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