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남의 나라 먼저 공격한 적 없이
모두를 이롭게 하는 神바람 세상 지향
함께 외침 이겨내고 열매와 축복 나눠
우리 민족 고난의 역사는 하나님의 뜻
독생녀에 대한 담론은 인류 평화 복음
지구촌 패권 경쟁 속 구원 의미 되새겨
개인이든 국가든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지나온 길(역사)을 되돌아보고 다시 중심을 잡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날 여러 위기 상황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 온 우리의 역사를 반추하고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날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차원이 아닌 명확한 역사의식(역사철학)에 기초해 오늘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의 갈 길을 제시하는 일이 요청된다. 일찍이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역사의 근본 원동력을 ‘신의 섭리’와 ‘인간의 책임분담’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단지 기독교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민족의 역사 또한 하나님의 섭리적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함을 강조한다. 즉, 한민족은 하늘이 선택한 ‘선민(選民)’으로서 특별한 사명을 가진 민족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성경에 근거하여 인류역사의 시작과 그 성격을 죄악사(罪惡史), 재창조의 역사, 복귀의 역사로 해석한다. 인류역사는 인간 시조의 타락으로부터 시작된 죄악의 역사이기에 역사는 오랜 세월 동안 대립과 갈등, 전쟁과 고통, 슬픔과 상실로 점철되었으나, 역사에는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이 작용하고 있고 인간이 이에 응답하고 요청되는 책임을 완수하게 된다면 본래의 상태로 복귀될 수 있음을 밝힌다. 나아가 최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를 통해 기존 성경 해석을 넘어 독생녀 탄생을 위해 예비된 한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밝히며 한민족 선민의 책임을 강조한다.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로 본 성경
선민은 하나님의 심정의 대상, 하나님이 품을 수 있는 선한 민족으로 ‘하늘의 개입’(신의 섭리)과 그 ‘민족의 응답’(책임분담)으로 역사를 이어가는 데 하늘을 경배하고 모시는 문화와 전통을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는 한민족과 이스라엘민족의 공통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대민족의 ‘선민사상’과 한민족의 ‘천손족(天孫族)’ 사상을 강조한다.
우선 하나님이 이스라엘민족을 제1의 선민(選民)으로 세우신 뜻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 선민을 세우신 목적은 이스라엘민족에게 메시아의 강림을 준비시키기 위함이었다. 인간 조상으로 탄생한 아담 해와는 하나님을 중심한 선의 이상세계를 이뤄야 했다. 그러나 그들이 타락함으로써 사탄 중심의 지상지옥 세계가 초래되었다. 이 세계는 본래 이루고자 했던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아담 해와의 자손 가운데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의 가정을 통하여 이스라엘민족을 부르신 다음 메시아를 맞이할 수 있는 기대를 쌓게 했다. 따라서 이스라엘민족은 하늘이 주신 구약의 율법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며 선택받은 선민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겸허한 마음으로 하늘 앞에 충효의 도리를 다해야 했다.
그러나 성경에 새겨진 대로 유대교 지도자들은 형식적인 규례에 얽매어 하늘의 섭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십계명 등 선지자들을 통해서 보여 준 하늘의 기대와 소망을 저버린 채 이방민족의 악습에 영향을 받았으며 때로는 그들의 신(神)인 바알신 아세라 목상(木像) 등을 섬기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법사와 제사장들이 앞장서서 예수님을 핍박하였으며 심지어는 십자가의 길을 가게 함으로써 선민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유대민족은 멸망했으며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약 2000년간 나라 없는 국민이 되어 세계 각지를 유리방황하는 참담함을 겪어야 했다. 이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민족이 책임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자초한 탕감의 결과였다.
이러한 연유로 유대교는 물론 이후 기독교의 역사를 통해, 지금까지 창조주 하나님의 심정은 물론 예수님의 본질 그리고 예수님의 ‘다시 오마’ 하신 말씀, ‘어린양 혼인잔치’ 등의 내용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학자 총재는 ‘어린양의 혼인잔치’는 예수님께서 인류의 부모로서의 위치에 서야 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그 사명을 완성하기 위해 예수님의 신부, 곧 ‘독생녀’의 존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민족사는 선민사(選民史)
이스라엘민족을 통한 하늘의 섭리가 한민족에게 이어졌다는 것이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의 요체다. 예부터 하늘을 경배하고 이상세계를 대망해온 신앙과 문화전통 등을 통해 한민족 역시 선민의 정체성을 지켜왔다고 보는 것이다. 한민족은 남의 나라를 먼저 공격한 적이 없는 평화의 민족이다. 1000여회의 외침, 그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하늘을 붙잡고 스스로를 하늘의 자손(天孫族)으로 부르며 인내해왔다. ‘평화의 왕’이 탄생하기에 이만한 조건의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을까.
건국신화는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한민족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는 고조선의 시조인 단군왕검의 기원이 하늘에 있음을 밝히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홍익인간) 사상을 건국이념으로 삼았다. 이 이념과 신앙은 한민족의 삶과 문화, 역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DNA 속에는 하늘을 중심하고 모두를 이롭게 하여 신(神)바람 나는 세상을 지향하는 기질이 남아 있다. 함께 고난을 이겨내고 그 열매와 축복을 나누고자 하는 선한 마음과 실천은 홍익인간의 구현이다.
이렇듯 보편적 평화를 창조하는 한민족 비전을 계승하는 입장에서 최근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통해 종교사상가 함석헌 선생은 우리 민족 고난의 역사는 하나님의 뜻이며, 하나님의 뜻을 품고 인내하고 견디어내는 한민족을 ‘가시면류관을 쓴 여인’으로 비유한 바 있다. 한민족을 선민으로 규정하고 ‘고난을 이겨내는 여인’으로 상징화한 것이다. 왜 여인일까. 여인이 고난을 이겨내는 방식은 어떠한 것일까.
전쟁과 투쟁이 아니라 평화와 인내의 방식으로 우리 민족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역사를 통해 한민족은 다양한 종교문화를 꽃피웠다. 그중에서도 한민족은 기독교를 받아들여 ‘다시 오마’ 하신 예수님의 심정을 품고 그 뜻을 기다려온 민족이다. 지금까지 기독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종교들은 남성 중심의 구원관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권능과 힘의 신이 강조되었고, 이는 종교에서 비롯되는 갈등과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가정연합(통일교)은 부모란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할 때 완전해지는 것이며, 따라서 모성을 중심한 하나님의 여성성 회복을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연합이 제시하는 하늘어머니, 곧 독생녀에 대한 담론은 이 시대에 인류의 평화를 위한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지구적 재난 차원의 기후 위기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패권 경쟁 속에서 ‘평화의 어머니’(독생녀)의 마음과 손길은 우리에게 새삼 구원의 의미가 무엇인지 숙고하게 한다. 반만년, 평화의 여정을 이어온 한민족은 독생녀를 탄생시키고 맞이한 하늘의 선민이다. 선구자적 입장에서 선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우리의 노력, 그 행동은 세계를 위한 축복의 문을 활짝 여는 일이다.
조형국(글로벌비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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