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행객 2328만명 최대치
고환율 등 여파로 영업이익 급감
달러 결제 각종 운항비용 상승 탓
대한항공 19%↓…아시아나는 적자
여름 성수기 맞아 ‘알짜노선’ 늘려
야간 노선·신규 취항 확대도 나서
새 항공기 도입 등 체질개선 병행
고환율 등의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인 여행 특수(特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항공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여름 성수기 ‘알짜 노선’을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기단을 확대하는 등 운항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제선 여행객이 사상 최대치(2328만명)를 나타냈음에도 항공업체들은 지난해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매출 3조9559억원, 영업이익 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정도 비슷했다. 매출은 1조7430억원으로 6.7%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312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지만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제주항공은 매출이 3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줄었고 영업이익이 789억원 흑자에서 32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은 5.6% 증가했지만 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흑자를 냈지만 모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0% 이상 줄었다.
이들 항공사의 실적이 후퇴한 공통적인 배경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운항비용 증가다. 연료비, 항공기 리스비, 정비비 등 주요 고정비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돼 환율이 오르는 만큼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1328원)에 비해 약 9%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항공권 공급이 본궤도에 오르며 할인 경쟁이 심화된 데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여파로 안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항공업계는 단기적으로 5월 초 ‘황금연휴’ 특수를 계기로 여름 성수기 수요에 맞춰 수익성 높은 알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단 확대와 사업 구조 변경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묶였던 항공기 도입을 재개하며 공급 확대와 서비스 고급화를 하는 한편 부정기편과 신규 취항지를 늘려 수익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미국 뉴욕 노선 야간편을 운항하며 A380 대형 기재를 투입하고 체코 프라하에 신규 취항하는 등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 확대에 집중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인수되기 전 수년간 거의 동결했던 채용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제주항공은 2분기에 B737-8 항공기 2대를 구매 도입하는 등 신규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들여와 여객기 평균 기령과 원가를 낮출 계획이다.
진에어는 효율적 기재 운영 등을 통해 매출을 방어하는 동시에 인천∼이시가키지마·칭다오 등 취항 노선을 확대해 시장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동남아·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비중을 확대하고 내년까지 항공기 5대를 추가 도입해 공급을 다변화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도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환율 변동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높은 노선 공급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노선 경쟁력을 강화해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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