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모델·팬덤이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브랜드 케미’가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최근 발표한 ‘왓츠 넥스트(What’s Next) 2025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흐름을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브랜드 케미’가 기존의 일방향적 마케팅을 대체하며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가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통업계는 브랜드, 모델, 팬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브랜드 케미’ 전략을 통해 소비자 경험에 재미와 깊이를 더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사의 이온보충음료 ‘토레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를 모델로 기용하며 브랜드 케미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첫 광고는 윈터의 금발 헤어와 토레타!의 밝은 초록 원피스가 어우러져 “이온보충음료의 새로운 케미를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광고는 ‘페스티벌을 즐기는 윈터의 하루’를 콘셉트로, 셀카 앵글과 현장감 있는 연출을 통해 소비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광고 공개 직후 팬들로부터 “이건 윈터 그 자체”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브랜드 케미가 다시금 강한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 비하인드 인터뷰 콘텐츠 ‘윈터뷰’ 또한 큰 주목을 받았다. 팬들은 윈터의 진솔하고 귀여운 매력이 담긴 인터뷰 영상을 직접 숏폼으로 재가공하며 자발적인 확산에 나섰다. 이처럼 토레타!는 브랜드, 모델, 팬덤 간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천만 관중을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끈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도 팬심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팬층 확대를 위한 정서적 마케팅이 있다. KIA 타이거즈는 어린이날을 맞아 인기 애니메이션 IP ‘캐치! 티니핑’과 협업해 어린이 팬층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미리 갸린이날 시리즈’에서는 어린이 팬들을 위한 포토존 설치, 티니핑 색칠하기와 선수 그림 그리기 사생대회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운영됐다. 특히 사생대회에 제출된 작품은 실제 경기의 전광판에 소개돼, 팬들이 브랜드 경험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브랜드 케미’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는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 어린이 팬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미래의 팬층을 확보하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과거 광고 모델이었던 김연아, 한가인, 전지현과 함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선보이며 브랜드 케미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3040 소비자들의 향수와 친숙함을 자극해 감정적 유대감을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에어컨·세탁기·냉장고’라는 가전 3대장을 중심으로 삼성의 AI 기술력을 부각시키고자 기획됐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티징 영상 ‘소환 편’은 세 명의 모델이 과거 광고를 회상하며 새롭게 진화한 AI 가전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공개 9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200만 회를 돌파했다. 이는 브랜드의 기술력과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결합한 브랜드 케미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키는 여성 러너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2025 애프터 다크 투어(After Dark Tour)’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야간 마라톤 형식으로 10K 및 하프 마라톤 코스를 운영하며 여성 커뮤니티의 확장과 러닝 문화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다.
나이키코리아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를 개최했다. 사전 러닝 프로그램,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체험 콘텐츠, 애프터 파티 등 다양한 참여 요소를 마련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정서적 교감을 유도했다.
이번 행사는 기록 측정 중심의 마라톤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함께 달리며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브랜드 케미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감정적 연결, 즉 ‘브랜드 케미’를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단순한 모델 기용이나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브랜드·모델·팬덤 간의 정서적 교감과 상호작용이 소비자의 선택과 충성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케미’를 중심으로 한 이 마케팅 트렌드는 앞으로도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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