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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화두’ 떠오른 성남시의료원…“정치적 흠집 내기, 대학 위탁안 난망”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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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2 07:00:00 수정 : 2025-05-22 02: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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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후보 성남시의료원 방문…시민단체들 ‘이재명 정치적 흠집 내기’
대학병원 위탁안 반대 성남지역 단체들, 시의료원 앞서 규탄 기자회견
이준석 “3400억 쓰고 200개 병실 놀려…이재명 전형적 치적 쌓기” 비판
의료대란·계엄 등에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위탁 동력 상실…좌초되나?

‘망가지고 찢긴’ 경기 성남시의료원이 6·3 대선을 앞두고 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의 대학병원 위탁(민영화)안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논란에 휩싸였던 성남시의료원은 위탁안이 1년6개월간 보건복지부 서랍 속에 머물며 정상화 방안이 안갯속에 빠진 상태다.

 

성남시의료원 전경

◆ 시민단체 “왜곡된 사실 기초한 흠집 내기…시민의 공공병원”

 

2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논란을 재점화한 발단은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시의료원 방문이다.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 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성남비상행동 등은 시의료원 앞에 모여 이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남시의료원 대학위탁안에 반대하는 성남시민단체들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시의료원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이준석 후보의 방문이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정치적 흠집 내기’라며 반발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후보가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시민이 만든 공공병원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공공병원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아니라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왜곡된 사실에 기초해 정치적 흠집을 내기 위한 대선 행보여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만든 공공병원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의기투합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발의조례 제정운동을 거쳐 건립된 공공병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의 의료계엄으로 전 국민이 누리는 의료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해야 하는지 화두인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제시하는 공공의료의 틀이 이름만 그럴싸하지 실제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걸 국민께서 아셔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3일 예정된 ‘사회분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의료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성남의료원을 찾아 병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날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성남시의료원 병상을 둘러본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는 기초단체 중 재정 여력이 있는 곳이다. 다른 공공의료원에 비해 많은 3400억원 정도의 누적 비용 지원이 있었음에도 아직 병원이 기획된 것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빈 병실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료원에 대한 운영 모델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재명 후보는) 현재 상태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는지, 성공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면 왜 확대하겠다고 공약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의료원의 운영 실태를 이재명 후보의 정책과 짝짓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아예 “(공공의료원의) 운영 성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전국에 확대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생각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단정했다.

 

◆ 이재명 당선? 대학위탁안 도태↑…올해 484억 출연

 

성남시의료원은 2020년 7월 전국 처음으로 주민 발의로 추진돼 500병상 규모로 건립됐다.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1호 공약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시범 운영됐고, 이후 공식 개원했으나 경영난 악화로 어려움이 따랐다. 여전히 의료진 확보가 힘들었고 진료 공백, 의료손실 등으로 대학병원 위탁운영안이 힘을 얻는 듯 보였다. 성남시는 시의료원에 취업했던 일부 의료진이 연봉 4억원을 받았지만 1년 만에 사표를 썼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설명했다.

 

2023년 11월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위탁안을 발표하는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시 제공

실제로 이곳의 연간 손실은 400억~500억원대로 시는 운영을 위해 2022년 265억원, 2023년 215억원, 2024년 413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에는 484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신 시장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과 취약계층 의료사업 강화를 위해 위탁 운영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안은 민선 8기 성남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업이다. 하지만 18개월 넘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신 시장이 2023년 11월 공식 발표했으나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에 휘말리며 복지부로부터 여태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500병상 넘는 이곳 병원의 빈 병실은 평균 200개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성남시의료원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역할을 했으나 윤석열 정부 당시 운영지원이 축소돼 어려움을 겪은 데다 신 시장 취임 이후 원장 채용이 미뤄지는 등 경영을 방치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치료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치과 진료, 발달장애인을 위한 행동발달증진센터,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지정 등 공공병원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계 안팎에선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안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곳 출범에 일조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복지부가 위탁안에 찬성하기 어려운 데다가 민간위탁을 위해선 기존 시의료원 의료진과 직원의 구조조정이 예상돼 난망하다는 것이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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