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산 역사… 6월 10일 개관
박종철 열사가 숨진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옛 대공분실이 민주주의의 산실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21일 행정안전부 산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시범 운영을 거쳐 6·10 민주항쟁 38주년인 다음 달 10일 정식 개관한다. 개관식은 6·10 민주항쟁 기념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기념관 구관엔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았던 곳을 포함한 조사실 15개 등이 보존돼 있다. 신관은 6·10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등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상 11개의 민주화 운동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전날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 기자 간담회에서 “예전엔 지하철을 타고 남영역을 지날 때 대공분실이 있는 쪽은 보지도 않았다”면서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게 민주주의의 산 역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1979년 박정희 정권 말기 최대 공안 사건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 이른바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40일간 고문을 받고 5년간 옥살이하는 고초를 겪었다. 지난해 45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 이사장은 “어떤 사람들은 ‘왜 아픈 것을 들추려 하느냐’던데, 아픈 기억 속에서 민주주의를 굳혀야 한다”며 “이 건물을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원형을 복원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학생들에겐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이 삶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눈으로 봐야 한다”면서 “‘민주주의가 쉽게 이뤄진 게 아니구나, 선배들이 목숨 걸고 지켰구나’를 사료를 통해 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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