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핵협상 내용 불만에 압박 관측
가자 공세 확대로 국제 고립도 심화
英, FTA 논의 중단… EU, 협정 재검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독자적으로 타격할 준비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핵시설 타격에 필요한 무기를 이동하고, 작전 실행을 위한 공군 훈련도 완료하는 등 공격 준비를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한창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이 반영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고위급 회담을 이어왔다. 이스라엘 내부에선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협상 추이만으로도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핵능력이 제거될지도 미지수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21일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이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이스라엘의 공격 여부와 방식은 핵협상에 대한 미국의 의중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격 정황에 대한 소식만으로도 세계 경제는 긴장해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3.5%나 급등하는 등 유가가 요동쳤다.
이스라엘은 최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을 상대로 강경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에 가까운 군사작전을 확대해 국제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이에 이날 유럽연합(EU)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회의에서 이스라엘과의 무역협정을 재검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영국도 이스라엘과 진행 중이던 추가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영국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는 계획을 다른 국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긴급 구호품 반입을 허용하기로 아랍에미리트(UAE)와 21일 합의하는 등 한발 물러섰지만, UAE의 원조가 언제 가자지구로 전달돼 배분될지조차 명확하지 않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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