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거인단, 20대 때보다 1만명 늘어
中은 교민수 줄었지만 투표율 상승세
조기대선에 관심↑… 후보들 지지 호소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외 국민 대상 재외투표가 20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외투표는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25일까지 진행되며, 유권자 수는 총 25만8254명으로, 지난 20대 대선보다 14.2%(3만2092명) 늘었다.
이날 도쿄 미나토구 민단 중앙회관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투표하려는 발걸음이 잇따랐다. 일본에 18년째 살고 있다는 직장인 김근우(44)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보면서 많이 놀랐다”며 “그로 인해 조기에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나라도 의사 표현을, 권리 행사를 확실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도쿄=연합뉴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 부부, 김이중 민단 단장 부부도 이날 오전 투표에 참여했다. 박 대사는 투표 후 “한·일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돼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계속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께서도 노력해 주시기를 강력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이곳을 비롯해 전국 19곳에서 25일까지 재외 투표가 실시된다. 교민, 주재원, 유학생 등 유권자 41만1043명 중 3만8600명이 선거인 등록을 마쳤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2만8800여명보다 1만명가량이나 늘어 이번에는 중국 선거인단(2만5154명)보다 규모가 커졌다. 미국, 중국, 일본 중에서 3년 전보다 선거인 숫자가 늘어난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주중대사관을 비롯해 광저우·상하이·선양·시안·우한·청두·칭다오·홍콩 총영사관과 다롄 출장소 등 모두 10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서만교 북경한국인회 회장은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투표한 뒤 “지금 우리나라 경제도 어렵고 사회적 분위기도 좋지 않다”며 “이번 대선이 나라를 빠르게 정상화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정수 주중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교민들의 관심도가 높다. 주중대사관 투표소 투표율은 7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중국의 재외선거 투표율은 68.6%였다. 다만 올해 중국에 거주하면서 선거인 등록을 한 전체 한국인 유권자 수는 2만5154명으로 지난 20대 대선(2만9827명) 때보다 감소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중국 거주 교민의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과 아프리카·중동에서도 20일(현지시간)부터 엿새간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온 식구가 2시간 30분 정도 기차를 타고 영국 런던 한국대사관을 찾았다는 윤모(44)씨는 “나라가 어려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투표라서 왔다”며 “(차기 대통령은)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면 된다”고 바랐다. 유럽 주요국 대사관에 등록한 선거인은 독일 1만3556명, 영국 6248명, 프랑스 4744명 등이다. 남아공 프리토리아 한국대사관에서 투표한 윤문수(56)씨는 “조만간 귀국하는 데 일정이 안 맞아서 재외유권자로 신청해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각 당의 대선후보들도 재외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분의 투표가 함께 잘 사는 나라, 세계가 부러워하는 조국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여러분을 위해 뜨겁게 일할 수 있게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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