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공존상태 구축이 가장 큰 과제
표 떨어져도 ‘경기북도’ 당장은 못해”
“尹 정부가 고양 일산대교 무료화 폐지”
재추진 약속에… 국힘 “거짓말·법적조치”
재외투표 첫날 유권자와 ‘랜선 토크’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일 접경 지역인 경기 북부를 찾아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경기 북부를 ‘평화 경제’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노동환경 개선, 지역균형발전 등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파주 유세에서 “경기 북부 지역은 평화가 곧 경제고 밥”이라며 “(북한과) 싸울 필요 없는 평화적인 공존 상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주는) 미군 반환 공여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아무도 안 사서 개발을 못 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 권한이 생기면 제도를 바꿔서라도 합리적으로 이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의정부 로데오거리 유세 현장에서 “지금 상태에서 분리하면 경기도민 입장에서 당장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경기북부는 각종 규제 때문에 산업·경제 기반이 취약한데, (경기북도로) 분리해도 규제 완화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하면 표 떨어질 거 안다”면서도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걸 지금 당장 할 순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구 여권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그는 고양 일산대교 통행료와 관련해 “일산대교 무료화해놨더니 제가 그만두고 나니까 곧바로 원상 복구됐다. 이 정부에서 안 된다고 바로 복구시켜버렸다”면서 “이제 대통령이 돼서 하면 누가 말리겠나. 확실하게 제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자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강 의원은 “일산대교 무료화는 법원의 결정으로 취소됐고, 통행료 징수는 고작 20일 만에 재개(2021년 11월18일)됐다. 문재인 정부 때”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꺼낸 ‘김포 서울 편입’ 공약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에 제일 어처구니없었던 게 ‘김포 시민 여러분 서울 만들어주겠다, 목련이 필 때까지 만들어주겠다’였다”면서 “그 목련이 올해 목련인지, 200년, 5000년 후의 목련인지는 모르겠지만 목련이 폈는데 왜 소식이 없느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서울에 붙었다고 서울 만들어주면 제주도 빼고 대한민국이 다 서울 되겠다. 그런 허무맹랑한 얘기로 유권자들을 속이려 했지만 우리가 속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경기 시흥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먹고 살자고 일하러 갔는데 되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노동환경의 개선도 주문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여당·야당이 합의해서 만든 법이다. 국민의힘이 같이 합의해서 사인해 놓고 그것을 악법이라고 국민의힘 후보가 주장하면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나라가 지속 성장하려면 좀 더 공평하고 좀 더 정의로워야 한다”면서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도 호소했다. 이 후보는 고양 유세에서 “여러분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전라도와 강원도에 많다”며 “여긴 GTX 까느라 7조∼10조원씩 쓰고 D, E, F까지 깔 텐데 지방에 가면 500억원이 없어서 동네 망해간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재외투표 첫날을 맞아 세계 각국 유권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투표를 독려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방송으로 진행된 ‘K이니셔티비 세계 속의 대한민국 랜선 토크’에서 지난 대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신의 표 차이가 약 24만표에 불과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재외투표자 수는) 승패를 결정할 만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자 유권자는 25만8254명이다. 이 후보는 “누군가는 비행기로 수백㎞를 날아가서 투표해야 한다는데, 비용을 다 대줄 순 없지만 최대한 편의를 확보해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본인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대일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일본에 대해서 적대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며 “과거사나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강경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문화 교류나 한·일 협력분야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다. 진짜 일본하고 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1일 인천시에서 사흘간의 수도권 집중 유세를 마무리한다. 인천은 이 후보의 지역구(계양을)가 있는 곳으로, 같은 날 저녁 마지막 유세 장소도 계양역으로 예정돼 있다. 이 후보는 22일에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아직 방문하지 않은 제주도를,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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