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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1박 체험, 제주서 물질… 신비 벗어 던지니 매력 철철

입력 : 2025-05-20 21:26:23 수정 : 2025-05-20 21: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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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다큐에 뜬 ‘여배우 3인방’

이민정 ‘가는 정 오는 정’
시골서 이동편의점 운영하며 1박
주민들과 이야기 나눔 감동 잔잔

김남주 ‘안목의 여왕’ 22일 첫방
대중과 취향·패션 스타일 공유
“데뷔 31년만에 첫 도전 떨려요”

송지효 ‘딥다이브코리아’
해녀 도전·훈련 과정 다큐 3부작
“혹독한 경험… 많은 것 배운 시간”

배우 이민정, 김남주, 송지효가 각각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여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에서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것은 방송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과거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여배우들이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뷔 27년 차인 배우 이민정은 지난 16일 첫 방송된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민정이 시골 마을에서 생필품을 실은 이동식 편의점을 운영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만나는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관찰 리얼리티다. 이민정은 첫 방송 직전 제작발표회에서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저는 아직 예능 메인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며 “따뜻한 정을 드리고, 받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는 방송인 붐과 배우 안재현, 김정현, 김재원 등도 출연한다. 연출은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을 만든 황성훈 PD가 맡았다.

배우 김남주는 데뷔 31년 만에 첫 단독 예능에 나선다. 22일 오후 8시40분 첫 방송되는 케이블 채널 SBS LiFE 예능 프로그램 ‘안목의 여왕 김남주’를 통해서다. 김남주가 대중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취향과 패션 스타일 등 모든 것을 공유는 동시에 안목을 키워가는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김남주는 “데뷔 31년 만에 예능 첫 출연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싶다”며 “저는 드라마 촬영장 외에선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다. 솔직한 제 모습, 여러분이 좋아해 주실 만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배우 송지효도 지난 15일 공개된 JTBC ‘딥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에 단독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송지효가 물질에 도전하는 과정과 이를 위해 혹독하게 훈련받는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3부작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 문화를 전하기 위해 JTBC가 영국 BBC의 자회사인 BBC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제작했다.

송지효는 제작발표회에서 “두 달 가까이 해녀로 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한 것 같다”며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상에서도 단 한 번도 투덜거리거나 삶에 불평하지 않는 해녀 삼춘(웃어른을 친근하게 부르는 제주 방언) 덕분에 제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거 여배우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주름잡았던 시절이 있다. 1990년대에는 SBS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김혜수의 플러스 유’ 등 여배우가 원톱으로 진행하는 토크쇼가 붐을 이뤘고, 2000년대 KBS2 음악 프로그램 ‘이하나의 페퍼민트’, ‘김정은의 초콜릿’ 등이 뒤를 이었다. 여배우 MC들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보여주면서도 게스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경청하고 속마음을 꺼낼 수 있게 도와주는 차분한 진행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토크쇼 대신 이른바 ‘리얼 버라이어티’ 부흥기가 도래하고, 집단 진행 방식이 예능 프로그램의 정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여배우 간판 프로그램도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됐다.

최근 예능과 다큐의 중심으로 돌아온 여배우들도 과거 단독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처럼 기존의 도도한 이미지를 벗고 친근하고 솔직한 매력을 앞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방송 진행능력이나 예능감의 측면에서도 검증된 카드로 꼽힌다. 이민정은 2021년 tvN 예능 ‘업글인간’에 고정 출연하며 공동 진행을 했고, 김남주는 2000∼2001년 KBS ‘연예가중계’ 진행을 맡은 경험이 있다. 송지효는 2010년 7월부터 15년간 SBS ‘런닝맨’의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이다.

유튜브에서도 여배우들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유부인 한가인’을 개설한 한가인은 육아, 뷰티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코믹 분장까지 소화하며 37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대형 유튜버가 됐다. 이민정도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이민정 MJ’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구독자들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남편인 배우 이병헌과의 제주도 여행을 담은 최근 영상은 200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2017년 KBS ‘완벽한 아내’ 이후 연기 활동을 쉬어왔던 고소영은 지난달 ‘바로 그 고소영’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복귀를 알렸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신비주의를 벗은 여배우들의 실험이 통하자 최근 들어 방송가에서도 여배우를 섭외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차분하고 소소한 일상 관찰 프로그램이나 미식, 여행, 토크 등을 곁들인 힐링 예능이 주목을 받고 있어서 여배우들의 몸값이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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