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떠나긴 애매하고, 그래도 어딘가 바람 쐬고는 싶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든, 혼자 쉬고 싶은 직장인이든, 누구나 주말에 한 번쯤은 이런 고민을 한다.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잠시 ‘일상 밖’으로 빠져나온 듯한 기분을 주는 공간들에 가고 싶고 이왕이면 사람이 많지 않고, 자연과 여유가 있는 곳이면 더 좋다.
그런 기준에 딱 들어맞는 세 곳이 있다.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 서쪽·동남쪽·도심권에 각각 자리 잡은 감성 산책지로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하고 주차도 넉넉하고 입장료도 없다.
지금 같은 5월, 가벼운 옷차림으로 걷기 좋은 ‘서울 근교 나들이 명소’를 소개한다.
자유로를 타고 문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서울에서 멀지 않은데도 분위기가 전혀 다른 공간이 나타난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이름처럼 예술가들이 터를 잡은 마을이다.
길게 이어진 산책로 옆으론 감성적인 전시관, 북카페, 공방이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요즘엔 작약과 수국이 핀 골목길, 나무 사이로 놓인 벤치, 흙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사진이 SNS에 종종 올라온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해도 ‘감성샷’이 되는 배경이 많은 탓이다.
헤이리는 주차장이 여럿 있고, 걸음에 맞춰 걷기 좋게 동선이 나뉘어 있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도 좋고, 천천히 둘러봐도 좋다.
마을 초입에 위치한 ‘북하우스’나 ‘카페 테라로사’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서울 강동구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하남 미사 신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유니온파크는 아파트 단지 옆에 자리잡은 대형 공원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 나들이 나온 3040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넓은 잔디밭, 분수대, 미니 트램폴린, 실내 놀이공간까지 갖춘 이곳은 ‘공원이 이렇게 잘돼 있어도 되나’ 싶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게다가 무료 주차장, 야외 피크닉존, 반려견 동반 산책로까지 있어 가족, 커플, 친구 단위 방문자 모두가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다.
5월의 햇살 아래에서 그늘 많은 벤치에 앉아 있으면 도심 속 휴식이 이런 거구나 싶다.
서울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조용한 피크닉’ 명소를 찾는다면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옆 ‘평화의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하늘공원, 난지한강공원, 평화의공원이 나란히 붙어 있어 초록이 가장 풍성한 계절엔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씻긴다.

특히 평화의공원은 벤치 간 간격이 넓고, 돗자리 피기 좋은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강변 쪽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은 유모차와 자전거 모두 이용 가능하다.
‘이런 데가 있었나?’ 싶을 만큼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평가가 많다.
주말 오전엔 의외로 사람이 적어 조용한 책 읽기나 혼산(혼자 산책)에도 제격이다.
서울 도심을 기점으로 서쪽에는 감성과 예술이 있는 파주 헤이리, 동남쪽엔 가족 단위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하남 유니온파크, 그리고 도심 한가운데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포 평화의공원이 있다.
멀리 떠나야만 쉼이 있는 건 아니다. 지금, 눈앞의 햇살과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하루가 될 수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