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헌재 탄핵에 독재라더니”
열세 국면 타개 위한 술수 주장
김용태 “입법 권력, 다수당 집중”
나경원 “푸틴식 장기집권 노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의 개헌안을 두고 “대국민 사과 없는 개헌 주장은 불리한 선거 국면을 모면해보려는 얕은 술수”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개헌안이 현재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위한 술수이자,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등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덮으려는 ‘국면 전환용 카드’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김 후보 개헌안을 두고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개헌을 이야기하려면 헌법 정신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12·3 내란을 먼저 무릎 꿇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불법 계엄으로 내란을 획책한 우두머리에 탄핵 인용 결정을 한 헌법재판소를 김정은 독재국가에 비유하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개헌을 말하고 자유민주주의 입에 담는단 말인가”라고 따졌다. 김 후보가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린 헌재에 대해 ‘공산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셈이다.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후보 안이 김 후보 안과 달리, 4년 연임제 등 권력 개편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중점을 둔 정치권 내 개헌 논란은 국민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새로이 제기된 지속 가능한 발전, 기후위기 대응 등 새로운 이슈도 차분히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를 겨냥해선 “너무 정략적이고 현행헌법과 법리에 매우 무지해서 상대방 공격하는 데 중점 둔 내용으로 너무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깎아내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 후보의 ‘4년 연임제’ 개헌안을 “푸틴식 장기집권”이라고 맞대응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후보의 개헌 구상에 대해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축을 다시 짜고,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는 것”이라면서 “매번 선거에 맞춰 던지는 정치적 카드로, 그 진정성을 국민의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대 대선에서는 ‘4년 중임제’를 주장했던 이 후보가 연임제로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이 후보가 제시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제한에 대해서도 “겉으로는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행정부 견제 장치를 무력화하고 입법 권력을 의회 다수당 중심으로 집중시키겠다는 설계”라고 주장했다.

반면 3년 임기 단축과 함께 4년 중임제가 담긴 김 후보 안을 두고는 “(이 후보와)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누군가는 권력을 쥐기 위해 개헌을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권한을 나누기 위해 개헌을 제안한다. 한 사람은 말을 바꿔 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얘기를 꺼내고, 다른 사람은 말보다 먼저 권한과 임기를 내려놓는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 후보가 슬쩍 끼워 넣은 ‘연임’ 두 글자에서 푸틴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푸틴식 장기집권 개헌에 국민은 속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나 위원장은 “중임은 단 한 번 재선의 기회만 허용하며 8년을 넘을 수 없지만, 연임은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혹세무민의 단어”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로 이 연임 규정으로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연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앞으로 본인에게 쏟아질 사법리스크에 대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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