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역대급 유상증자에 휘청이던 국내 주식시장이 포스코퓨처엠의 1조원대 유상증자로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만 8조원을 넘는 유상증자에 주가하락을 마주한 개인투자자들은 ‘울상’이다.
1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총 182개 기업(중복 포함)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이들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8조2829억원에 달한다. 이 중 코스피200종목 유상증자 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코스피200 종목 유상증자 총액(1조8000억 원)의 3배다.

특히 최근 조단위 유상증자 계획이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도 함께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1조1000억원 유상증자뿐 아니라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조3000억원, 삼성SDI는 1조72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는 기업입장에선 가장 손쉽고 안정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발행주식수 증가와 함께 필연적으로 주가하락을 마주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유상증자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지난 13일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는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8.93% 급락 마감했다. 다음날인 14일에도 4.00%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을 반영해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가를 기존 14만7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17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변경했다.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는 업황 불확실성이 생각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다른 2차전지주 기업의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그룹 관계사의 추가적인 유상증자 가능성마저 대두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등의 주가 하락으로도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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