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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경전만 부각 실망스러운 TV토론, 비전을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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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9 23:30:13 수정 : 2025-05-19 23: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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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 후보들이 첫 TV토론인 경제분야 토론에서 경제와 민생에 대한 진지한 정책 경쟁보단 정쟁과 신경전만 되풀이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기호순)는 그제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총론 수준의 공약과 입장만 던져놓았을 뿐 국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스럽게 긁어줄 만한 해법 제시엔 실패했다.

오히려 내란, 한·미동맹, 친중, 북핵, 대북송금 등 경제와는 직접 관계 없는 질의·응답이 난무하면서 초등생 말싸움보다 못했다는 평도 나온다. 권 후보가 첫 질문부터 “윤석열씨가 내란 우두머리라는 사실은 인정하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는 “내란이란 것은 지금 재판 중”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전 경기부지사가 징역형 선고를 받은 것에 대해 “지사가 모르는 대북송금이 가능하냐”고 공격하자, 이재명 후보는 “측근들이 두 번이나 정치 자금을 불법 모금했는데 김 후보는 왜 몰랐냐”라고 맞받아쳤다. 김·권 후보의 내란 설전에 “이거 경제토론 아니냐”고 반문했던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에게 “너무 친중국적 아닌가”라고 따져 묻기는 마찬가지였다.

1997년 첫 TV토론 당시 시청률은 역대 최고인 55.7%에 달했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이 등장한 이번 TV토론은 지상파 3사, 종합편성채널 3사를 모두 합쳐 19.6%(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불과하다.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한 지난 대선의 첫 TV토론(지상파 3사 기준 39%)의 반 토막 수준이다.

유권자의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TV토론이 유권자 선택에 주는 영향이 점점 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도 TV토론은 일반 국민이 후보 정견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통로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따라 실시되는 이번 대선은 조기 등판한 각 후보의 정책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도 TV토론은 유용한 공론의 장이다. 허위·과장 정보가 넘쳐나는 유튜브에 비해 후보의 정책과 능력, 품성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검증의 장이기도 하다. 23일 2차(사회분야), 27일 3차(정치분야) TV토론에서는 네 후보가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정책과 비전 경쟁을 통해 경제·민생·통합 지향의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하려는 유권자 판단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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