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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의 위대함… 예술적 감동에 ‘크기’는 무의미

입력 : 2025-05-19 21:00:00 수정 : 2025-05-19 20: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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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기획전 ‘스몰 이즈 뷰티풀’

미술계 대형설치·회화가 주류 이뤄
작가들 작은 버전 조각·드로잉 선봬
6월 19일부터 전시… 새 경험 선사

세밀함과 정교함이 함축된 작은 작품은 작가의 눈과 손, 대상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상태에서 만들어진다. 예술의 본질과 작가의 의도, 그리고 시각적인 경험이 크기와는 상관없이 강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리처드 페티본의 몹시 작은 크기(4.2 x 4.2㎝) 회화는 세밀한 관찰과 표현으로 큰 감동을 주고, 칼 안드레의 정사각 알루미늄으로 구현된 조각은 오히려 더 넓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찰스 레드레이 ‘정장’

대형설치나 대형회화가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는 경향 속에서, ‘크기’라는 물리적 조건이 예술적 감동과 메시지의 깊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조명하려는 자리가 마련된다. 6월19일부터 7월13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뉴스프링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단체기획전 ‘스몰 이즈 뷰티풀(Small is Beautiful)’이다.

전시될 작품들은 각 작가들 대표 시리즈의 작은 버전으로 조각과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의 특성들을 함축하고 있다.

스위치 버튼을 소재 삼아 존재와 부재, 기억과 망각을 표현한 레이철 화이트리드, 예술의 복제와 차용을 주제로 창작의 고유성과 예술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 리처드 페티본의 미니어처 작품들, 풍선처럼 보이지만 레진으로 만든 미샤 칸의 위트 있는 미니거울, DNA를 추적하여 인간의 근원을 찾아 나간 잔느 실버손의 고무로 만든 인물 피겨, 현대사회에서 직업이 갖는 의미와 그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찰스 레드레이의 정장, 주로 사용했던 상징적 도상의 미니어처 조각들이 칸마다 배치되어 마치 인형의 집을 연상시키는 테리안의 박스 등 다양한 서사를 지닌 작품이 한 공간에 모인다.

미샤 칸 ‘미니거울’

또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삶과 죽음, 시간의 순환을 탐구하는 미야지마 다쓰오의 작업과 작가의 순간적인 움직임이 고스란히 담긴 제여란의 회화까지, 평소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을 작은 형태로 감상할 특별한 기회다. 크기의 한계를 넘어 작은 것이 지닌 거대한 의미를 발견하는 이번 전시는 작은 것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확장된 예술의 세계를 경험케 한다.


김신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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