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이 부족하면 늘리겠다.”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용산·마포는 부동산 문제로 민감한 지역인데, 어떻게 국민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공급을 확대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방향이 현장에서 체감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년에 입주가 예정된 신축 아파트가 한 세대도 없는 대표적인 자치구가 바로 용산과 마포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적정 공급량은 4만8165세대로 추정된다. 반면 실질 수요량은 1만1082세대에 불과하다.
2025년 기준 내년 용산구의 적정 공급량은 1132세대, 마포구는 1864세대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내년 실제 입주가 예정된 신축 아파트는 단 한 세대도 없다.
아파트는 지금 발표한다고 바로 지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도시계획, 사업승인, 착공, 분양 등 최소 3년에서 길게는 5~7년이 걸린다. 즉, 지금 공급 발표가 있더라도 빠르면 2027년에나 입주가 가능하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일부 지역과 몇몇 대단지에만 편중된 모습이다.
가장 주목되는 대단지 입주는 6월 서초구 ‘메이플자이’(3307세대), 11월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169세대), 11월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1097세대), 11월 중랑구 ‘비해성SK뷰롯데캐슬’(1055세대) 등이다.
이 외에 500세대 이상 중대형 단지로는, 12월 강동구 ‘더강동센트럴시티’(670세대), 11월 강서구 ‘염창역동문디이스트’(564세대), 6월 강남구 ‘아티드’(564세대), 5월 구로구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440세대), 11월 은평구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424세대) 등이 있다.
하지만 용산·마포 등 주요 인기지역은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이 사실상 전무하며, 도심 전반에 걸쳐 공급 공백이 뚜렷하다. 서울 전체적으로도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입주는 극히 제한적이며, 대부분은 300세대 이하의 소규모 단지로 구성돼 있어 공급 부족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은 주택 유형별로 양극화가 심각한데, 이번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이를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며 “단기간 선거 탓에 수급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수치화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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