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경기 분당의 한 아파트를 매도하려던 김모(45)씨는 한 달 넘게 단 한 통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작년엔 집 올려두기만 하면 전화가 오더니, 요즘은 아예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도 없고, 대출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시장이 4개월간 이어진 상승 흐름을 멈추고 관망 기조로 접어들고 있다. 19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중 상승 거래 비중은 43.7%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꺾인 것이다.
수도권은 서울(46.8%), 경기(42.5%) 모두 상승 거래 비중이 줄며 매수세가 위축된 흐름을 보였고, 강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거래절벽’ 수준의 한산한 시장 분위기를 이어갔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된 비중은 43.7%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하락 전환된 수치로, 지난 4개월간 이어진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상승 거래 비중이 43.7%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줄었다. 서울은 46.8%로 2.9%포인트 하락했고, 경기도(42.5%)도 소폭 감소했다. 인천(43.6%)만 유일하게 1.0%포인트 상승했다.
직방 측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강남권 일부 고가 단지를 제외하곤 전반적인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4월 세종시의 상승 거래 비중은 52.7%로, 전월(45.3%) 대비 7.4%포인트 늘며 최근 22개월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2023년 6월 이후 최고치). 한 달간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1,197건이었으며, 이 중 631건이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졌다.
세종시의 반등은 최근 공공기관 및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광역 교통망 확충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동안 공급 부담과 가격 피로감으로 거래가 위축됐던 세종시는 최근 들어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운동 가락마을6단지 전용 59㎡는 직전 거래가(3억4,500만 원)보다 10% 높은 3억8,000만 원에 거래됐고, 새롬동 새뜸마을7단지 전용 84㎡도 5억7,000만 원으로 직전가 대비 11% 상승했다.
호남권도 일부 반등세가 나타났다. 광주광역시는 상승 거래 비중이 44.8%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전남은 44.6%로 2.2%포인트 증가했다. 북구·전남 일대 중소형 평형 위주로 거래가 늘며 상승 비중을 끌어올렸다.
전반적으로는 상승 거래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여전히 관망 기조가 강하고, 수도권·지방 모두에서 매수 심리가 둔화되고 있다. 세종시와 일부 지역은 지역 특수성과 기대감에 따른 반등 흐름이 나타났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방 관계자는 “단기 시세 변동보다는 중장기 수급 구조, 정책 실현 가능성, 지역별 성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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