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는 규제가 없으니 거래가 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지난달 서울 마포구의 한 신축 아파트를 매도하려던 직장인 A씨는 중개업소에서 “요즘은 마포도 조용하다”는 말을 들었다. 3월 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아랫 급지인 마포나 성동, 과천처럼 규제를 피한 ‘비규제 인기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19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2025년 1월 1일~5월 13일)를 분석한 결과, 마포구·성동구·강동구 등 주요 비규제 지역의 4월 아파트 거래량은 3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4월 거래량은 지역별로 12~89건 수준에 그쳤다. 3월 대비 최대 97.7% 급감하며, 1월 거래량(연중 최저)을 밑돌았다. 과천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규제는 없지만 3월 138건이던 거래량이 4월엔 31건으로 급감했다.
반면 서대문구, 동대문구, 경기 안양시, 광명시 등은 거래 감소폭이 작았다. 중저가 구축이 많거나 가격 접근성이 좋은 신축 단지가 몰려 있는 곳들로, 실수요자 유입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가격 흐름도 다르게 나타났다. 광명시, 성남시, 구로구, 동대문구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매매가격지수 하락폭이 둔화되거나 반등했다. 성남시는 0.11p에서 0.77p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고, 구로구와 동대문구, 노원구 등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강남구(3.13p→1.23p), 서초구(2.62p→1.21p), 송파구(3.24p→1.22p), 과천시(2.88p→2.04p)는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급등 피로감, 고금리 및 대출규제 등으로 구매력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인기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와 가격 조정 흐름은 규제·비규제 여부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남혁우 부동산 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큰 강남권 대신 비교적 저렴하고 대출 여력이 남은 지역들로 실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며 “당분간 중저가 단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풍선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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