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병력 투입 맹공… 300여명 사망
사상자 급증에 도하서 종전 협상 재개
‘60일 휴전·인질 9~10명 석방’ 등 제안
이, 협상 결렬시 주민들 강제 이주 계획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던 이스라엘이 그 수단인 ‘기드온의 전차’ 작전에 돌입해 가자지구 일대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고 지상전을 개시했다.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무조건적인 휴전’ 의사를 밝히며 협상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는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과 병력 동원을 시작했다”며 “인질 석방과 하마스 테러 조직 해체 등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내각이 지난 5일 승인한 ‘기드온의 전차’ 작전 계획에 따른 첫 번째 공세다.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당시 엑스에 올린 글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은)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폭격 작전이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 사흘간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에만 최소 146명이 사망했다. 사상자가 급증하자 하마스는 곧바로 휴전 의사를 표시했다. 이스라엘 공세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회담을 시작했다. 외신들은 하마스가 생존 인질 9∼10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60일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인 무함마드 신와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것도 휴전 협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이 표적 공격한 칸 유니스의 터널에서 신와르가 측근 10명과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신와르는 최근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에서 극단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서는 그의 사망이 사실일 경우 휴전 합의 도출이 수월해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휴전 합의가 며칠 내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은 가자 주민들을 엄격히 통제되는 민간 거주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전날 미국 N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최대 1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리비아로 영구 이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대가로 10여년 전 이뤄진 수십억달러의 리비아 자금에 대한 동결을 해제할 가능성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세에 우려를 표명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쫓아내려는 ‘인종청소’에 해당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랍연맹(AL)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국제사회가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