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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 시키기엔 부담”…피자 적자 울상, 햄버거는 방긋

입력 : 2025-05-19 06:00:00 수정 : 2025-05-18 20: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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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고공행진 속 엇갈린 희비

“햄버거 한 끼, 6000원으로 OK”
맥도날드·KFC·버거킹 실적 껑충

“최소 2만원대부터” 피자는 소비 줄어
피자헛·미스터피자 등 적자 늪 허우적

‘가성비’ 중저가·냉동 피자는 매출 호실적
1인용 타깃 상품 잇단 출시 등 돌파구 안간힘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점심시간에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를 자주 찾는다. 밖에서 간단한 한 끼를 사 먹어도 1만원 안팎을 써야 하는데 햄버거는 할인받으면 6000원대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약속이 없으면 주로 도시락을 챙겨오거나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한다”며 “요즘엔 국밥보다 햄버거가 싸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패스트푸드 업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햄버거 업계는 매출이 오르는 추세고, 피자 업계는 실적 부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업계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따라 성장세가 달랐다. 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통업계는 가성비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한 달 새 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 3623원으로 전달보다 23원(0.6%)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200g)은 2만276원에서 2만447원으로 171원(0.8%), 삼계탕은 1만7346원에서 1만7500원으로 154원(0.9%) 각각 높아졌다. 비빔밥(1만1423원)은 38원(0.3%), 칼국수(9615원)는 153원(1.6%) 올랐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김밥 가격 상승률이 7.8%로 가장 높고. 비빔밥 6.1%, 칼국수·자장면 5.0%, 김치찌개 백반 4.7%, 냉면·삼계탕 3.6%, 삼겹살 2.3% 등 순이다. 대표적인 외식 가격이 대부분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부담도 커졌다. 외식 물가는 재료비와 인건비, 점포 임차료 등의 비용 상승과 맞물려 올해도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햄버거 ‘뜨고’, 피자는 ‘시들’

고물가 속에 지난해 호실적을 낸 햄버거 업계는 올해도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KFC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69% 급증한 164억원에 달했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도 영업이익이 60.4% 늘어난 38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가성비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는 신메뉴 ‘NBB어메이징 더블’을 선보였다. 업계 평균보다 버거 패티 중량을 30% 늘리고 가격은 30%가량 저렴한 제품(단품·4500원)이다. 노브랜드는 합리적 소비와 가성비 등을 강조하면서 가맹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는 2030년까지 버거 업계 3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서울 시내 한 햄버거가게 모습. 뉴시스

반면 피자 업계는 부진한 실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손실 2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스터피자도 2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7년부터 이어진 적자를 끊지 못했다. 도미노피자는 영업이익이 전년(56억원)보다 늘어 70억원을 기록했지만 비용을 줄인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로 1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피자와 버거 업계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는 한판에 2만원 후반에서 3만원대가 많아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피자는 가격 인상 횟수가 적은 편이었는데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싸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피자로 승부”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가 부진한 틈에 가성비로 경쟁하는 중저가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는 성장세를 보였다. 피나치공(피자나라치킨공주)은 지난해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대형 업체보다 많았다. 대표적인 가성비 업체 피자스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전년(39억원)보다 43.6% 증가했다. 2022년 생긴 노모어피자도 1인용 피자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86억원을 기록했다. 저렴한 가격과 1인 가구에 적합한 제품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냉동 피자 시장도 확대 추세다.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원에서 2021년 1430억원, 지난해 1635억원으로 증가했다. CU의 냉동 피자 매출 신장률은 2022년 12.4%에서 지난해 51.8%로 늘었다. GS25의 냉동 피자 매출은 2022년 13.5%에서 지난해 29.3%로 높아졌고, 오뚜기도 2022년 420억에서 지난해엔 510억원으로 늘었다.

냉동 피자 매출은 냉동 간편식 부동의 1위였던 만두까지 넘어섰다. CU에 따르면 올해 4월20일까지 냉동 간편식 중 냉동 피자 매출 비중이 28.1%를 기록해 냉동 만두(27.2%)의 매출 비중을 넘었다. 편의점 업계는 배달 비용과 외식 물가 상승,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 기구 보급 확대 영향으로 냉동 피자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도 1인 가구 증가에 맞게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1인용 피자 ‘썹자’(7900원)를 냈고, 한국피자헛도 7.5인치 미니 사이즈 1인 피자 세트를 출시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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