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오리건주 와인산지 뛰어난 와인 생산되는 ‘와인벨트’ 속해/워싱턴주 대표 산지 콜롬비아 밸리 비 거의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카베르네 소비뇽 등 잘 자라 ‘미국의 보르도’로 불려

흔들의자에 기대어 앉는다. 뺨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봄바람과 청명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즐기며. 이제 막 싹이 돋기 시작해 초록으로 물드는 포도밭. 그리고 그 너머 만년설 덮인 해발고도 3000m 후드산이 펼쳐지는 풍경은 아름답고 경이롭다. 그래 이게 진정한 휴식이지. 미국 워싱턴주 와인 산지 콜롬비아 고지(Columbia Gorge)의 씬클라인 와이너리(Syncline Winery). 청정 자연이 키우는 싱그러운 채소 듬뿍 담은 샐러드에 주인장이 정성껏 만든 스파클링 와인 한잔 곁들이자 건강한 자연이 가슴속으로 스며들며 힐링의 시간으로 이끈다.


◆척박한 자연이 키우는 건강한 포도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최대 도시 시애틀은 가보지 않은 이에게도 익숙하게 느껴진다. 1993년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덕분이다. 인상적인 장면은 커피의 향기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풍경이다. 실제 시애틀은 강수량이 연간 약 150~167일인 비의 도시다. 하지만 동쪽에 놓인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산맥 서쪽은 연 강수량이 6m지만 동쪽은 15~20cm에 불과할 정도로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레이니어 산(4394m), 베이커산(3276m) 등 3000m를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 태평양에서 오는 축축하고 서늘한 기운과 비구름을 완벽하게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를 ‘비그늘 효과’라 부른다. 이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포도 재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다.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워싱턴주 와인 산지들이 산맥 동쪽에 몰려 있는 이유다.



더구나 워싱턴주는 북위 45∼49도로 포도재배의 북방한계선(북위 50도)에 가깝기 때문에 서늘하다. 덕분에 샤르도네, 리슬링 등 화이트 품종이 잘 자란다. 하지만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놀랍게도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며 늦게 익는 만생종 레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보다 위도가 높지만 일조량은 3시간 더 많은 17시간에 달해 카베르네 소비뇽이 잘 자란다. 또 워싱턴주 최대 와인 산지 콜롬비아 밸리(Clumbia Valley)는 오리건주 와인 산지와 함께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이탈리아 피에몬테 등 뛰어난 와인이 생산되는 위도인 북반구 ‘와인벨트’(북위 45도 안팎)에 속해 있다. 특히 워싱턴은 ‘미국의 보르도’로 불릴 정도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MW 손맛으로 빚는 리미티드에디션
이런 워싱턴 와인을 찾아가는 여정은 인천공항에 직항 노선으로 연결되는 시애틀에서 시작한다. 1907년에 문을 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인근 작은 가게 앞에는 줄이 길다. 바로 1912년 오픈한 전세계 스타벅스 1호점이다. 이곳에서만 파는 ‘희귀템’ 텀블러와 머그잔 때문에 지갑이 저절로 열리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특히 초창기 컬러인 브라운색 제품들이 인기다. 마켓 아래 골목길 포스트 앨리(Post Alley)에는 시애틀에서 유명한 ‘껌벽’을 만난다. 1990년대초 즉흥 코미디 공연장에 입장하기 줄을 선 사람들이 마켓 시어터 앞 벽에 껌을 붙이면서 껌벽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색깔의 껌이 덕지덕지 붙은 풍경이 좀 기괴하지만 여행자들은 자신이 씹던 껌을 붙이고 인증샷을 남긴다.

왼쪽부터 앤드류 윌, 리미티드에디션, 알엠와이너리, 포틀랜디아, 루크, 사이테이션 오너 및 와인메이커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면 이제 와인의 시간. 시애틀 핫플레이스는 ‘카페 앤 와인바’로 많은 이들이 초저녁부터 와인을 즐긴다. 홀 중앙에 천정까지 연결된 독특한 디자인의 원통형 셀러가 눈길을 끈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와인협회가 엄선한 생산자들이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일행을 반긴다. 앤드류 윌(Andrew Will), 루크 와인스(LUKE Wines), 알엠 와이너리스(RM Wineries), 사이테이션(Citation),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Addition), 포틀랜디아(Portlandia)의 대표 와인들은 워싱턴·오리건 와인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준다.

리미티드 에디션(Ltd+) 은 미국 북서부 유일 여성 마스트 오브 와인(MW) 브리 스톡(Bree Stock)이 오리건 윌라맷벨리에서 만드는 오가닉 와인으로 진정한 내추럴 와인이 과연 어떤 와인이지 잘 보여준다. 그는 2018년 오리건 최대 와인 산지인 윌라맷 밸리의 떼루아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고 20여종의 품종으로 오로지 야생효모만 사용한 내추럴 와인을 선보인다. 일체의 화학비료 없이 오가닉과 바이오다이나믹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이산화황도 아예 쓰지 않는다. Ltd+ 오렌지 크러쉬(Orange Crush)가 대표 와인. 피노그리 50%, 무스캇 25%, 리슬링 25%를 섞었다. 이 세 품종은 윌라맷 밸리에 1965년 처음 심어진 품종들로 55년 수령의 올드바인으로 만들어 깊이감이 남다르다. 올드바인은 뿌리가 땅속 깊이 파고들어 다양한 지층의 성분을 끌어 올린다.

잘 익은 감귤, 오렌지, 자몽, 모과를 방금 한꺼번에 착즙한 듯한 신선한 과일향으로 시작해 알싸하면서 달콤한 생강향이 더해진다. 특히 다양한 자연 효모가 선물하는 복합미가 풍성하게 표현돼 볼륨감이 꽤 있는 와인으로 느껴진다. 윌라맷 밸리 토양의 특징인 해양충적토와 화산토양에서 얻은 우아한 미네랄도 잘 드러난다. 탱크와 오크 배럴에서 발효와 숙성하지만 오크 숙성에서 오는 버터리하고 크리미한 질감은 전혀 없다. 여러 차례 사용한 뉴트럴 오크 배럴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해에 6000병만 생산한다. Ltd+ 와인은 비니더스코리가 한국에 수입한다.


◆한국인 DNA 흐르는 앤드류 윌
워싱턴 와인 앤드류 윌의 오너 윌 카마다(Will Camarda)는 한국인과 비슷하게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인 입양아 출신이란다. 그가 만드는 소렐라(Sorella)는 눈 감고 마시면 프랑스 와인의 심장,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같다. 블랙베리로 시작해 겹겹이 쌓인 말린 허브향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등 전형적인 보르도 블렌딩으로 2019년산은 로버트 파커가 무려 99점을 줬을 정도다. 2008년산은 저명한 와인매체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32위에 선정됐다. ‘한국인 손맛’이 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 같아 뿌듯하다. 와인투유코리아가 수입한다.

◆주목해야 할 와인 톱10 루크 와인스
루크 와인스는 워싱턴주에서 가장 따뜻하고 건주한 기후를 지닌 와루크 슬로프(Wahluke Slope) AVA의 포도로 만든다. 와이너리 이름 루크는 인디언 원주민어로 ‘물 마시는 장소’를 뜻하는 와루크(Wahluke)에서 따왔다. 와나품(Wanapum) 부족은 와루크 슬로프 땅의 원주민으로 와루크는 비옥한 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루크는 2016년 와인스펙테이터 ‘눈여겨봐야 할 톱10 워싱턴 와이너리’에 꼽히며 주목을 받고 있다. 샤르도네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산지 에버그린 빈야드(Evergreen Vineyard) 포도로 만들었으며 크림브륄레, 바닐라, 망고, 바나나껍질, 구운빵 아로마가 느껴지는 볼륨감이 풍성한 와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블랙베리, 다크초콜릿, 민트, 커피, 삼나무 등 겹겹이 쌓은 풍미가 돋보인다. 비케이트레이딩이 수입한다.


◆워싱턴·오리건 와인산업 이끈 사이테이션
사이테이션은 1992년 파이어스티드 셀라스(Firesteed Cellars)를 설립한 하워드 로스바흐(Howard Rossbach)가 1994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는 미북서부와인생산자연합회(Northwest Wine Coalition) 회장을 맡고 있으며 40년 이상을 와인산업에 종사, 오레곤과 워싱턴 와인산업 발전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로스바흐는 파이어스티드 셀라스를 매각하고 사이테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테이션 피노누아는 오크 배럴에서 18개월 숙성 뒤 7년간 병숙성을 거친다. 부르고뉴 그랑크뤼 피노누아에 버금가는 풍미와 떼루아를 느낄 수 있다. 폭발적인 과일향이 두드러지고 라즈베리와 향신료인 정향과 스타 아니스(팔각), 호두오일, 파이프 토바코 등 복합적인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또 블랙체리와 바닐라의 뉘앙스가 매우 부드럽게 코와 혀에 넘실거리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미수입 와인이다.


◆재치 발랄한 와인 포틀랜디아
포틀랜디아는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던 데미안 데이비스(Damian Davis)가 세운 와이너리다. 그는 새로운 직장을 구해 1999년 가족들과 함께 태평양 북서부까지 미국을 횡단하다 우연히 와인을 즐기러 윌라맷밸리(Willamette Valley)에 머물다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만다. 이에 그동안 쌓은 경력을 모두 던져 버리고 2008년 포틀랜디아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와인산업에 뛰어 들었다. 와인 레이블이 모던하고 재미있다. 데이비스는 일보다는 인생을 즐기자는 철학을 토대로 유쾌한 레이블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레이블은 100% 재활용 크래프트 종이를 사용한다. 피노누아의 레이블에는 데이비스의 안경을 그려 넣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전거 친화도시 포틀랜드를 상징하는 의미로 피노그리 레이블에는 19세기 유행했던 펜니 파딩 바이크(Penny Farthing Bike)를 넣었다. 앞바퀴가 크고 뒷바퀴가 작은 이 자전거는 페달이 앞바퀴에 연결돼 직접 굴리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펜니는 영국 동전 중 큰 동전, 파딩은 작은 동전을 뜻한다. 피노그리는 구스베리, 리임, 그린 파인애플, 시트러스 껍질이 어우러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열대과일의 풍미가 느껴진다. 그리스피한 산미와 미네랄도 돋보인다. 굴 요리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와인투유코리아가 수입한다.




◆워싱턴주 와인산업 심장 우딘빌
시애틀에서 차로 30분 거리 우딘빌(Woodinville)은 테이스팅룸 130여개가 몰려있는 워싱턴 와인산업의 중심지. 보르도 그랑크뤼 뺨치는 수준의 와인을 선보이는 들릴 셀라스(DeLille Cellars)를 찾았다. 1992년 설립된 들릴은 워싱턴에서 고품질 와인이 생산되는 작은 산지 레드 마운틴(Red Mountain)에서 주로 포도를 생산한다. 와인 메이커 제이슨 고스키(Jason Gorski), 부대표 잔나 린커( Janna Rinker)가 반가운 표정으로 일행을 맞는다. 들릴 셀라스는 시엘 두 슈발(Ciel du Cheval), 그랑 시엘(Grand Ciel), 업처치(Upchurch), 레드 윌로(Red Willow), 킬프수(Klipsu), 부세이(Boushey), 해리슨 힐(Harrison Hill)등 ‘워싱턴 그랑크뤼’로 불리는 포도밭에서 클래식한 보르도 스타일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뱅가드와인머천트가 수입한다.


매튜스(Matthews)가 운영한 테이스팅룸 테너(Tenor) 와인메이킹 스튜디오로 들어서자 와이너리 오너 브라이언 오티스(Bryan Otis)가 밝은 미소로 맞는다. 그는 워싱턴주 와이너리 오너 중 대표적인 ‘친한파’로 아내가 아름다운 한국인 출신이라며 사진을 보여준다. 매튜스는 콜롬비아 밸리, 레드 마운틴, 호스 해븐 힐스(Horse Heaven Hills) 등 다양한 곳에서 떼루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포도만 골라 블렌딩하는 양조 기법으로 워싱턴주 와인의 색깔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수입 와인이다.



◆프랑스식 정원이 아름다운 헤지스
우딘빌을 떠나 캐스케이드(Cascade) 산맥을 넘는 대장정에 나선다. 만년설이 덮인 산맥이 끝없이 펼쳐진 풍경에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하지만 좁은 도로에서 앞서가던 트럭이 전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3시간 거리를 6시간 넘게 달려 레드 마운틴의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Hedges Family Estate) 도착하니 메를로 포도밭 위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프랑스식 정원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와이너리 건물에 탄성이 터진다. 1976년 와이너리를 설립한 톰 헤지스(Tom Hedges)가 1.5리터짜리 매그넘 샴페인을 오픈해 한잔 건넨다. 그의 아내 앤-마리(Anne-Marie Liegeois)가 프랑스 상파뉴 출신이라 샴페인을 즐겨 마신단다.


10년전 한국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는 아들 크리스토프 헤지스(Christophe Hedges)를 만났을때만해도 헤지스는 ‘반 파커주의’의 대표 주자였다. 평론가 점수에 따른 와인의 품질평가보다 ‘떼루아’를 강조하는 서명운동 ‘스코어레볼루션(Scorevolution)’을 펼칠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파커와 화해했나보다. 헤지스 대표 와인 카베르네 소비뇽 병에 로버트 파커의 ‘그린 마크’가 달려있다. 헤지스는 2021년 오가닉 인증 ‘데메터(Demeter)’를 받았는데 파커가 2022년 유기농 와이너리를 뜻하는 그린 앰블럼을 수여했다. 딸 사라 고드하트(Sarah Goedhart)가 와인양조를 총괄하며 화이트 와인 비오니에를 꼭 마셔봐야 한다. 작약이나 모란처럼 크고 하얀 꽃향기가 입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와이너리 설립 당시 야키마 밸리(Yakima Valley) AVA의 일부분이었던 레드 마운틴은 헤지스가 뛰어난 와인을 선보이면서 별도 레드 마운틴 AVA로 분리됐다. 헤지스 와인은 트렌드인터내셔날이 수입한다.

◆콜롬비아밸리 터주대감 샤토 생 미셸
위싱턴주 와인은 대부분 콜롬비아밸리에서 생산되며 ‘터줏대감’이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 유명 와인전문매체인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 19차례, 와인 앤 스피릿 올해의 와이너리에 24차례 선정됐을 정도. 1954년 설립된 아메리칸 와인 그러워스(American Wine Growers)로 시작된 샤토 생 미셸은 설립 1972년 콜드 크릭 빈야드(Cold Creek Vineyard)에 포도나무를 심은 워싱턴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다.

어시스턴트 와인메이커 트리스탄 버터필드(Tristan Butterfield)의 안내로 호스 세븐 힐스 AVA의 카누 리지 빈야드(Canoe Ridge Vineyard) 정상에 올라서자 콜롬비아 강과 저 멀리 캐스케이드 산맥이 파노라마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이 포도밭을 처음 발견했을 때 카누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라 이런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자세히 보니 포도나무 뿌리 쪽으로 물이 천천히 한 방울씩 떨어진다. 워싱턴 와인산지는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관개시설이 허용된다. 하지만 관련법에 따라 포도나무가 말라 죽지 않을 정도로 극소량만 물을 준다.


워싱턴주에서 가장 오래된 45년 수령 올드바인으로 빚는 콜드 크릭 까베르네 소비뇽(Cold Creek Cabernet Sauvignon)과 카누 리지 메를로(Canoe Ridge Merlot)가 대표 와인. 콜드 크릭은 풍부한 검은 과일향과 초콜릿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카누 리지는 진한 체리향과 부드러운 탄닌이 돋보인다. 리슬링도 유명하다. 미국내 8달러 이상 프리미엄 리슬링 중 늘 판매 1위(2023년 8월 기준)를 차지한다. 와이너리는 이런 품질을 바탕으로 독일 리슬링 대표 와이너리 닥터 루젠(Dr. Loosen)과 에로이카(Eroica)를 탄생시켰다. 또 수퍼투스칸 와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와인 명가 안티노리와 함께 콜 솔라레(Col Solare)도 선보이고 있다. 미국 베스트 셀링와인 10위중 7위(2023년 10월 기준)에 올랐는데 유일한 워싱턴 와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다. 샤토 생 미셸은 금양인터내셔날이 수입한다.

◆워싱턴주 가장 큰 포도밭 보유 구스 리지 에스테이트
레드 마운틴 인근 구스 갭(Goose Gap) AVA에 자리 잡은 구스 리지 에스테이트(Goose Ridge Estate)는 콜럼비아 밸리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워싱턴주에서 가장 큰 단일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약 890ha에 달한다. 빙하기 동안 미줄라 대홍수(Missoula Floods)로 형성된 사질 양토와 화산 퇴적층에 자란 포도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1990년대 후반 아비드 몬슨(Arvid Monson)이 워싱턴 와인 산업 선구자인 월터 클로어(Walter Clore) 박사의 조언을 받아 구스 갭에 포도밭을 만들었다. 4세대로 마케팅을 총괄하는 테일러 몬슨 잭슨(Taylor Monson Jackson)을 따라 포도밭 구경에 나선다. 사다리 모양으로 재배하는 사과밭이 눈길을 끄는데
다양한 사과 와인도 만들고 벌도 키운다.


포도밭에 오르자 구스 갭, 레드 마운틴, 캔디 마운틴 , 데저 마운틴 포도밭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 와이너리는 워싱턴 와인생산자 협회(Washington Winegrowers)와 워싱턴 와인 위원회(Washington Wine Commission)가 만든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인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 WA’를 가장 처음 받았을 정도로 친환경 농법에 신경을 쓴다. 한국에는 비케이트레이딩을 통해 스톤캡(Stonecap)이 수입된다. 샤르도네는 라임, 귤, 살구, 복숭아로 시작해 온도가 오르면 멜론 등 열대과일향도 더해지고 미네랄도 돋보인다. 와인메이킹은 앤드류 윌슨(Andrew Willson)이 총괄한다. 야외 활동때 마시기 좋은 캔과 팩 와인도 생산한다.


◆맞춤 서비스 와인 만드는 포 페더스 와인 서비스
프로서(Prosser)에 있는 포 페더스 와인 서비스(Four Feathers Wine Services)로 들어서자 상상을 초월하는 생산시설 규모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유가 있다. ‘와인 서비스’란 와이너리이 이름처럼 포도 원액, 또는 완성된 와인을 와이너리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대형 기업이다. 와인메이킹 총괄이사 레베카 데 클라인(Rebecca de Kleine)은 “이름만 대만 알 수 있는 많은 와이너리들의 기본급 와인들을 우리가 만든 와인들을 병입만 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한다. 워싱턴주 와인 산업의 규모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포도밭 1416ha를 직접 경작한다. 병입하기전 필터링과 2차 병숙성하는 스파클링 와인의 효모앙금을 제거하고 당도를 결정하는 도사주(Dosage)까지 모두 자동으로 진행하는 공정을 갖췄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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