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금을 타내려 본인의 가게에 직접 불을 지른 사장을 검거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청주청원경찰서 수사팀장 한성동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들여다보았다.
KCSI가 공개한 사건은 삼일절 연휴 새벽, 한 지역의 5층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였다.
3, 4층에 모텔이 있던 만큼 3명이 사망하고 총 1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참사로 경찰청이 매년 전국의 사건들로 중요도를 매기는 ‘10대 사건’에 꼽힐 정도였다.

화재는 사장이 휴가를 떠난 1층 호프집에서 시작됐으며,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화재 신고를 해왔다. 대부분은 폭발 소리에 창밖을 내다보았다가 5층 건물이 전소하는 것을 보며 신고한 것이었다.
‘땅이 흔들릴 정도였다’는 신고자의 진술을 보면 그 처참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검은 연기가 뒤덮여 있었고 인근이 불길로 달아올랐다. 대형 폭발에 1층 호프집은 창문이 터진 상황이었다.

현장에는 다량의 휘발유와 시너가 뿌려진 흔적이 발견됐다. 형사들은 목격자 진술과 CCTV 영상을 통해 화재 직전 건물 인근을 배회한 승합차와 남성 두 명을 포착했다.
번호판을 추적해서 한 대리운전 회사 직원과 그 회사의 대표를 용의 선상에 올렸다. 대표의 휴대전화 내역에서 호프집 사장의 번호가 나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 역시 드러났다.

또한 화재 발생 이틀 전 호프집 내부 피아노와 노래방 기기, 고급술이 도난당한 사실도 밝혀졌다. 절도범은 호프집 반주자와 그의 애인이자 사장의 친누나였다.
즉, 방화는 사장의 지인인 대리운전 회사 대표와 직원이, 절도는 사장의 친누나이자 반주자가 저질렀던 것이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통해 삭제된 문자 메시지를 복원했고, 호프집 사장이 대리운전 대표에게 “빨리 불 질러라” 등 방화 지시를 내린 정황을 확보했다.

이 사건은 디지털 포렌식 수사가 실질적 단서로 작용한 국내 최초 사례였다.
수사 결과 호프집 사장은 화재 발생 6개월 전 보험 한도를 상향했고, 보험금은 2억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과거 볼링 선수 출신으로 대리운전 대표에게 볼링 감독 자리를 제안하며 범행을 교사했다. 하지만 해당 협회에서 이미 탈퇴해 권한이 없던 상황이었다.

호프집 사장은 디지털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다가, 방화를 실행한 대표가 “사람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하며 모든 것을 자백하자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결국 호프집 사장은 무기징역, 방화를 실행한 대표는 징역 12년, 차량을 운전한 직원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접한 시청자들은 “방화를 하며 사람이 죽을 줄 몰랐다니”, “역대 최악의 사건 중 하나”, “모텔에 묵던 손님들은 무슨 봉변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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