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흉내내기’ 지적…“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음주부터 ‘방탄 유리막’ 안에서 선거 유세를 펼친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강훈식 총괄부본부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경호에 대한 지지자들의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선 후보의 방탄 유리막 자체 제작 사용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애초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총격 사건 후 유세 현장에서 썼던 전면 방탄 유리 제작을 검토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그보다는 작은 수준의 방탄 유리막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방탄복 위에 파란색 선거 운동 점퍼를 착용하고 일반 시민과의 접촉도 가능한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 이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후보에 대한 피습 모의 제보가 잇따른다”며 “지금부터 후보의 대인 직접 접촉이 어려운 상황이니 양해를 부탁한다”는 이 후보 측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날 이 후보는 강원 속초 중앙시장 방문에서 “오늘부터는 경호 문제 때문에 손을 못 잡으니 이해 부탁드린다”며 “오늘도 뭔 일이 있을 거라고 해서 저희가 조심해야 하니 이해해달라”고 시민들에게 말했다.

민주당 전현희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4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호를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이기도 한 전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징역 15년 확정으로 끝난 지난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의 이 후보 피습 사건에 관해 정권 교체를 전제로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 테러 가능성 대비를 위해 저격용 총기 관측 장비를 현장에 투입한 경찰청은 16일 이 후보 협박글 9건을 접수했다며, 이 중 1건은 검찰에 송치했고 7건은 내사(입건 전 조사)와 수사 중이라고 알렸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협박글도 1건 접수돼 경찰은 입건 전 조사 예정이다.
최수영 정치 평론가는 매일신문 유튜브 ‘일타뉴스’에 나와 이 후보 측 대응을 놓고 “대통령 흉내내기라고 생각한다”며, “방탄 유리에 갇힌 대통령 후보보다는 오히려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감 있게 캠페인 하는 후보가 국민들이 더 원하는 대통령상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민주당도 선거 전략으로 하겠지만 방탄 유리 뒤에 숨는 지도자의 모습이 좀 그렇게 당당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