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간 대면 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협상장에 직접 가지 않고 협상단만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파견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상 불참을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AFP 통신에 이날 오후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이 이스탄불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만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앙카라에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대표단의 임무가 휴전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내가 이스탄불에서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대표단 중 누구도 실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이날 회담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애초 이날 오전 10시(이스탄불 시간) 회담이 시작된다고 알려졌지만 오후 5시 현재까지 회담이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 측 협상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이스탄불 회담 과정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 우리는 가능한 타협과 논의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튀르키예에서 우크라이나 측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스탄불회담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 간 회동은 무산됐으나 이날 양측 고위급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3년 만에 직접 만나는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들끼리 보자고 역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날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만 공개했다.
중동을 순방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회담이 진전되면 16일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양국 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3자간 정상회담 역시 성사되지 않을 공산이 매우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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