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1로 LG 제압… 승부 원점으로
양팀 실수 연발 등 경기력 아쉬워
워니, 15득점 11리바운드 맹활약
17일 잠실서 7차전… ‘끝장 승부’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할지 촉각
새 역사를 향한 서울 SK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SK는 프로농구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전 4승제)에서 그 누구도 이뤄보지 못한 ‘리버스 스윕’(3연패 뒤 4연승)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전희철 SK 감독은 “0%였던 SK 우승 확률이 50%까지 높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15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챔프전 6차전에서 54?51으로 승리했다. 1~3차전에서 내리 3연패를 당했던 SK는 4차전 반격에 시작하니 5차전과 6차전을 내리 쓸어담으며 3승3패로 시리즈를 동률로 만들어 놨다. 역대 챔프전에서 1∼3차전을 내줬던 팀은 트로피는커녕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시리즈를 내줬다. 하지만 SK는 과거를 부정하 듯 결국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왔다. 두 팀은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7차전을 치른다.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진 끝에 SK가 이겼지만 내용은 양 팀 모두 아쉬웠다. 챔프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슛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 경기에서 SK는 야투율 38%를, LG는 33%를 기록했다. 턴오버도 SK는 15개, LG는 11개를 저질렀다. 연달아 빗나가는 슛과 반복되는 실수에 창원체육관을 가득 채운 4950명 팬들의 안타까운 탄식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1쿼터부터 좀처럼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분위기는 심란했다. LG는 1쿼터 LG는 3점슛 6개를 던졌지만 한 개도 넣지 못했다. 1쿼터 야투율 29%였고 득점은 단 10점에 불과했다. SK도 마찬가지였다. SK는 16개 야투 중 4개만 성공(야투율 25%)하며 11점을 뽑았다.
2쿼터는 더 심각했다. 2쿼터 10분간 LG가 넣은 점수는 7점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챔프전 쿼터 최소점수 3위에 해당한다. LG가 자랑하는 ‘2001년생 트리오’ 칼 타마요와 유기상, 양준석은 전반 내내 3점슛 10개를 던져 단 한 개도 넣지 못했다. SK는 29-17로 앞서 전반을 마쳤다. 두 팀이 1·2쿼터에 넣은 점수 합은 46점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챔프전 전반 합계 최소 득점 새 기록이다.
리드를 가져간 SK는 3쿼터부터 흔들렸다. 잠잠했던 LG 유기상이 연속으로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셈 마레이도 골밑슛을 터트렸고, 허일영도 득점에 가세하며 맹렬하게 추격했다. SK는 4쿼터 2분20초를 남기고 47-47 동점을 허용했고, 유기상에게 3점슛까지 얻어맞으며 47-50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워니가 3점슛을 터트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김선형 스틸에 이은 안영준 골밑슛으로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51-54로 뒤진 LG는 경기 종료 22초를 남기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타마요가 7초를 남기고 무리한 3점슛을 던지면서 마지막 추격 기회를 잃었고 SK가 결국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자밀 워니는 15득점 11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안영준도 10득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전 감독은 “전반 SK 수비는 흠 잡을 곳이 없었고, 후반 체력이 빠지면서 위기가 찾아왔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며 “역사상 처음으로 3연패 뒤 4연승으로 우승한 팀이 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니 홈에서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LG에서는 유기상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18득점을 몰아 넣었지만 팀을 패배에서 막지 못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감독 탓에 졌고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제 정신력 싸움이다.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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