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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첫 특허출원 한국인은 누구… 특허로 번 돈 독립운동 지원해

입력 : 2025-05-15 17:54:03 수정 : 2025-05-15 17: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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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한 한국인은 ‘대나무 커튼’을 발명한 애국지사 권도인(1888∼1962년) 선생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광복 80년과 발명의날(5월19일) 60주년을 맞아 ‘주요국 재외 한국인의 발명, 특허출원·등록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권도인 선생. 특허청 제공

경북 영양 출신인 권 선생은 1905년 노동 이민으로 하와이에 이주한 이후 재미 한국인 최초로 1920년 9월 14일 미국에 ‘재봉틀 부속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듬해 9월 27일 특허 등록했다. 

 

권 선생은 이후 ‘대나무 커튼’도 발명해 특허로 등록받았으며, 이는 미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어 큰 부(富)를 쌓았다.

 

독립운동단체 대한인국민회 등에서 활동한 그는 특허출원으로 번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부했다.

 

아내 이희경(1894∼1947년) 여사도 하와이에서 국권회복운동과 독립전쟁 후원금을 모집·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펼쳤다.

 

정부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1998년 권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 2002년 이희경 여사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이 부부는 2004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함께 안장됐다. 

 

애국지사 강영승(1888∼1987년) 선생도 미국에서 특허를 등록한 발명가였다는 점이 이번 연구로 새롭게 밝혀졌다.

 

강 선생은 1934년 2월 ‘식품 및 공정(Food product and process)'’이란 이름의 특허를 출원해 1936년 5월 등록받았다.

 

강 선생과 그의 아내 강원신(1887∼1977년) 여사도 미국에서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다. 정부는 1995년 강 여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 2016년 강영승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한편 미국에서 권도인 선생보다 특허 출원은 늦었지만, 특허 등록을 먼저 받은 한국인은 박영로 선생(생몰 연도 미상)으로 파악됐다.

 

박 선생은 권 선생의 특허보다 이틀 늦은 1920년 9월 16일 ‘낚싯대(Fishing-rod)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는 권 선생의 특허보다 4개월 정도 빠른 1921년 5월 10일 미국 특허 등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선생은 재미 독립운동단체인 ‘한국통신부’ 서기로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다.

 

특허청은 이날 정부대전청사 내 발명인의 전당에서 ‘독립과 발명’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실을 개관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제1호 한국인 특허권자인 정인호 선생 이외에 권도인·강영승·박영로·장연송 선생 등 발명가가 소개된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발명을 통해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선열들의 정신은 오늘날 과학기술 기반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며 “이번 기획전시가 발명과 특허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미래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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