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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안 받습니다”… 한국, 10번 중 8번 ‘비현금 결제’ 시대

입력 : 2025-05-15 09:25:34 수정 : 2025-05-15 09: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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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0개국 중 현금 사용도 29위… 스웨덴·노르웨이 수준
무인 키오스크에서 주문 중인 시민. 현금 없는 매장이 늘면서 카드·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갑에서 지폐나 동전을 꺼내는 일은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등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급증하면서 현금 사용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으며,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인의 결제 수단 중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에 그쳤다. 신용카드(46.2%), 체크카드(16.4%), 모바일카드(12.9%)보다 낮았다. 2013년 41.3%였던 현금 비중은 10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현금 이용률은 낮은 편이다. 월드페이의 국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오프라인 결제 중 현금 사용도는 10%로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29위였다. 이는 전체 평균(23%)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일본(41%)·독일(36%) 등은 여전히 현금을 많이 쓰지만, 북유럽 국가(노르웨이 4%, 스웨덴 5%)와 뉴질랜드(6%), 캐나다(6%)는 비현금 결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한은이 분석한 ‘현금사용 결정 요인’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오히려 고사용국에 가깝다는 점이다. 1인당 GDP, 고령층 비중, ATM 접근성 등에서 일본·독일 등과 유사하지만,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과 카드 결제 거부를 금지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현금 감소를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비현금 흐름은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무인 키오스크 매장은 물론, 서울·인천·대구·제주 등 일부 도시는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ATM도 줄어들고 있다. 2020년 8만7000대였던 전국 ATM 수는 지난해 8만 대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은 현금 퇴장의 속도를 더하고 있다. 실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해 2300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실물화폐 발행 중단 가능성을 선을 그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전력 차단, 통신 장애 등 디지털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것이 현금”이라며 “화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실물화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를 확대 개편하고 현금 없는 매장 실태조사 및 해외 사례 분석 등을 통해 현금 수용성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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