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서도 “외교·안보비전 안 보여”
李캠프 “공약 준비돼… 곧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유세 과정에서 ‘셰셰(謝謝·고맙다는 뜻의 중국어)’ 발언을 재차 언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면서, 14일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의 외교인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수 진영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가 구체적인 외교·안보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가벼운 발언으로 논란만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외교·안보 정책 부문에서 ‘실용외교’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현상유지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며 이 후보가 지난 경선 과정은 물론 현재까지 외교·안보 관련 구체적 공약을 내놓지 않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발표한 데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후보가 만일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대미 통상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설정 등 당장 시급한 외교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향성은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선대위는 공약이나 비전의 부재는 사실이 아니라며 이른 시일 내에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나 당내 외교·안보 조직에서는 관련 정책과 기조 등을 정리해 보고를 했는데 그걸 후보나 선대위 윗선에서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밝힐지는 모르겠다”면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 역시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김현종 외교안보보좌관과 위성락 의원, 조현 전 외교부 1차관 등 이른바 ‘올드보이’로 분류되는 인물들 외에 이 후보 지근거리에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충분히 포진해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 쪽에 DJ·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일을 했던 분들이 다 와있기 때문에 사람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가 또다시 위험한 외교인식을 드러냈다며 비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전히 중국에 굴종적 모습을 보이며 위험한 외교 인식을 바꾸지 않는 이재명 후보에 국민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원칙과 자존 없는 외교는 국격을 훼손하고 상대방에게 무시와 조롱을 당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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