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의 간판 타자 최정이 KBO리그 사상 첫 통산 500홈런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말 3번째 타석에 홈런을 터뜨렸다.
SSG가 0-2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NC 우완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슬라이더를 노려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포를 작렬했다.
최정은 라일리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슬라이더가 볼이라고 판단한 최정은 1루로 걸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주심이 제지한 뒤 ABS를 확인하고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다시 타석으로 돌아간 최정은 라일리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노려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타구는 높게 떠오른 뒤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비거리는 110m로 측정됐다.
이로써 최정은 개인 통산 500홈런을 채웠다. KBO리그에서 500홈런을 달성한 것은 최정이 유일하다.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정은 프로 21년차, 2303번째 경기에서 500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4월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통산 468호 홈런을 때려내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467홈런)을 넘어 KBO리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최정은 2024시즌까지 통산 홈런 수를 495개까지 늘렸다.
2025시즌 내 500홈런 달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최정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 악재를 만났다.
3월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수비 훈련을 하다가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통증을 느꼈고,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아 3월22일 정규시즌 개막을 1군에서 맞이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한 달 넘게 부상 회복에 매달린 최정은 지난 2일 복귀했고, 이후 매서운 홈런 페이스를 자랑했다. 그라운드에 돌아온 이후 9경기에서 홈런 4방을 몰아친 최정은 올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500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2일 잠실 LG 트윈스전 1회 복귀 첫 타석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린 최정은 4일 LG전과 5일 사직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대포를 날렸다.
9일 KIA와의 홈경기가 비로 취소됐고, 최정은 10일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KIA와의 경기에서 팀이 3-5로 뒤진 9회말 마지막 타석에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려 500홈런에 1개만을 남겼다.
11일 벌어진 KIA와의 더블헤더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최정은 이날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4회말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역사적인 홈런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최정이 500홈런에 1개만을 남긴 순간부터 최정의 홈런 타구가 가장 많이 날아가는 좌측 외야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날도 1회말, 4회말 최정의 타석에 돌아올 때마다 좌측 외야 관중석에 팬들이 모였다.
최정이 홈런을 때려낸 후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정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최정의 500호 홈런 공은 그의 오랜 팬인 조상현(31)가 잡았다고, 기증하기로 했다.
SSG 구단은 최정의 통산 500호 홈런 기념구를 잡은 관중이 기증 의사를 밝히면 2026시즌 SSG 홈 경기 라이브존 시즌 티켓 2매, 내년 시즌 스카이박스 초대 1회, 최정 친필 사인 배트, 500홈런 기념 유니폼, 신세계 상품권 100만원,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 150만원, 쓱닷컴 모바일 상품권 150만원, 스타벅스 이용권 100만원, 다이나핏 100만원 상당 바우처 등 17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주기로 한 바 있다.
'통산 홈런왕' 최정은 홈런 1위 타이틀을 3번(2016년·2017년·2021년) 차지했다. 통산 홈런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다고 볼 수 있다.
500홈런은 큰 부상없이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꾸준함으로 쌓아올린 위업이다.
최정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올렸다. KBO리그 역사상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것은 최정이 유일하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기록한 16시즌(2008~2023년)이 2위다.
아울러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 9시즌 연속 홈런 기록도 썼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2012~2022년(2016~2017년 해외 진출 기간 제외) 작성한 최장 기록과 동률로, 올해 최정이 15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면 역사가 써진다.
처음 단일 시즌 20홈런을 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정이 20개의 홈런을 치지 못한 시즌은 부상으로 100경기를 채우지 못한 2014시즌, 2015시즌 뿐이다.
최정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7년 기록한 46홈런이다. 2016년 40홈런을 날려 처음으로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2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2021년 35홈런을 날려 4년 만에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입단 7년차인 2011년 개인 통산 100홈런, 2016년 200홈런 고지를 밟은 최정은 2018년 7월 8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개인 통산 300홈런을 채웠다.
2020년 7월24일 대전 한화전에서 만 33세 4개월 26일의 나이로 350홈런을 채워 역대 최연소 기록을 써낸 최정은 같은 해 7월29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352호 홈런을 쳐 '양신' 양준혁을 제치고 통산 홈런 2위로 올라섰다.
최정은 2021년 10월19일 광주 KIA전에서 이승엽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우타자로는 최초로 400홈런을 써냈다.
지난해 4월 이승엽 감독을 넘어 통산 홈런왕이 된 최정은 이후에도 꾸준히 홈런을 생산했고, 500홈런에 5개를 남긴 채 2024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지만, 최정은 부상 여파를 이겨내고 500홈런 고지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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