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직접 협상 후 석방키로 결정
네타냐후 “이 군사력·美 외교력 덕분”
협상 패싱에 美와 관계 균열 관측도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12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에단 알렉산더(21)를 납치 584일 만에 석방했다. 미국과 하마스의 직접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 이번 인질 석방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7시쯤 성명을 통해 “국제적십자사(ICRC)의 정보에 따르면 인질 한 명이 적십자사에 인계됐다”며 알렉산더의 석방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하마스의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2월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서로 교환한 지 약 3개월 만에 처음 이뤄졌다.
석방된 알렉산더는 이스라엘군 특수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스라엘 남부의 진지로 이동해 가족과 재회했다. 그는 이곳에서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텔아비브의 의료시설로 옮겨졌다. 알렉산더는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엑스(X·옛트위터)를 통해 “오늘 에단 알렉산더를 만나 그의 귀환을 환영했다”며 함께 전화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더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가자지구로 납치된 251명 중 한 명이다. 그는 납치 당시 이스라엘군 소속으로 가자지구 국경 부근의 한 보병부대에서 복무 중이었다. 알렉산더는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미국인 생존자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인질의 귀환에 대해 영상 메시지로 “우리의 군사적 압력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승리의 조합”이라고 평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발표와 달리 이번 인질 석방은 미국 정부와 하마스의 직접 협상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마스 정치국 고위 인사 칼릴 알하야도 “하마스는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난 며칠간 미국 행정부와 접촉했다”며 알렉산더를 풀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가운데 어려움에 처한 하마스가 휴전 성사를 위해 미국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1일 미국이 인질 협상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야 관련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밀월관계를 과시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균열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균열 논란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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