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5월14일 유대인 지도자들이 아랍권의 반대에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언했다. 서기 70년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뒤 1800여년 가까이 세계 전역으로 흩어져 살았던 유대인들이 “우리의 옛 땅인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국가를 세우자”는 시오니즘 운동 일환 속 19세기부터 팔레스타인으로 속속 이주하기 시작해 마침내 국가까지 세운 것이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오랜 분쟁의 씨앗이 됐다.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하던 영국이 유대인과 아랍인들에게 각각 모순된 약속을 한 점이 분쟁이 근원으로 작용했다. 영국은 1915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 아랍 민족에게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보장해 주겠다는 ‘맥마흔 선언’을 발표했고, 2년 만인 1917년에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을 위한 민족국가 건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벨푸어 선언’을 발표했다.
결국 영국은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의 끊임없는 반목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1948년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했다. 이어 다음 날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지역 주민 수십만명이 피란길에 나서야 했는데, 이를 대재앙이라는 뜻의 아랍어 ‘알 나크바’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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