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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 인하론 둘러싸고 “정말 뛰어난 자세” 공산당 치켜세운 이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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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3 11:41:39 수정 : 2025-05-13 11: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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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본공산당을 치켜세우는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1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소비세 감세 재원을 둘러싸고 공산당을 향해 “안이하게 국채 발행에 의지하지 않는 자세는 정말로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P통신 캡처

이시바 내각이 지난해 1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공산당을 “현재도 파괴활동방지법(일본판 국가보안법)에 근거한 조사 대상 단체”라고 규정한 바 있는 만큼 이시바 총리의 이 같은 평가는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의 언급은 중의원 8석을 가진 공산당의 다츠미 고타로 의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공산당은 정부에 소비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다츠미 의원은 국채 발행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서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하는 무책임한 제안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인세율 인상 등을 통해 소비세 감세분을 채우자고 주장했다.

 

소비세 인하를 주장하는 야권 내에서 ‘감세에 따른 재원은 국채로 조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소비세 감세에 신중한 태도인 이시바 총리와 공산당이 모처럼 ‘협조’ 관계에 놓인 장면이었다.

 

이시바 총리는 공산당 시이 가즈오 의장도 다츠미 의원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감동을 받으면서 경청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그는 공산당의 방위비 삭감 주장 등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세제의 본연의 자세를 제대로 논의하는 것은 꼭 하고 싶다. 논의의 여지와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는 쌀값 급등, 미국 관세 여파로 서민 고충이 커지면서 소비세 감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현행 10%인 소비세율을 0%로 낮추는 방안을 7월 참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연금과 의료비 지원 재원으로 활용되는 소비세를 줄이면 세수가 최대 10조엔(약 97조원) 감소하게 되는 만큼 정부·여당에서는 부정적 입장이 강하다.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소비세가 사회보장 제도를 지탱하는 주요한 재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소비세율을 낮추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고,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도 전날 가고시마에서 “소비세를 내리는 것이나 세금이 싼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행 사회보장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감세한 만큼의 재원 확보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국채를 발행하면 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나라가 빚을 갚지 못하면 국제적 신용은 제로가 되고 금세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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