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남진의 소속사 루체엔터테인먼트는 홈페이지에 “‘가수 남진님이 창원 콘서트 후 뒤풀이를 한다’는 식당 예약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이니 해당 사안으로 예약전화를 받으신 식당 관계자분들께서는 피해 없으시길 바란다. 남진님은 콘서트 후 어떤 뒤풀이도 예정돼 있지 않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이는 경남 창원 식당 여러 곳에 걸려온 전화 때문이다. 창원의 한 고깃집 사장 A씨는 남진 소속사 직원이라며 20명 예약 전화를 받았다. 이 직원은 “콘서트 출연진을 위한 술을 가게에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가게에 없는 술이라고 하자 주류업체를 소개해주면 미리 술을 사두면 방문해 결제하겠다고 했다. A씨는 470만원에 달하는 술값을 계산했지만 예약 당일 직원은 연락이 두절됐다.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이런 내용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자영업자 진정이 4건이나 접수됐다.

사칭 노쇼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군부대로 시작해 소방관으로 이어지더니 최근엔 연예인을 사칭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사기에 두번 울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사칭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연예인 소속사 직원이라거나 해당 연예인이 출연하는 작품 제작사 직원이라고 밝히고 식당 예약을 요청한다. 이어 와인 등 주류를 선결제해 식당에 준비해두면 가서 현금을 주겠다는 수법이 공통적이다. 배우의 회식비·행사비를 미리 결제해달라고 요구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이름을 도용당한 연예인은 가수 남진과 송가인 백지영 허각, 배우 하정우 변우석 남궁민 정해인 조인성 신세경 마동석 등 적지 않다.
영화촬영팀이나 방송 프로그램 제작팀의 이름을 대기도 한다.
각 소속사는 “금전적 요구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사칭 사기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속속 밝혔다.

연예인 사칭 사기는 군부대, 소방관, 교정기관 등 공공기관 사칭 사기가 점차 발전하는 형태로 보인다.
앞서 인근 군 부대라며 수십인분의 음식을 예약한 뒤 나타나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 군 부대 사칭이 알려지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이번엔 소방관을 내세웠다.
범죄 수법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소방본부나 국방부, 군 부대의 공문·공문서를 위조해 제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실제 소방관 이름을 사용한 위조 명함이나 위조 공무원증이 동원되고 있다.
이 같은 노쇼 사칭 범행은 악질적인 화풀이 장난전화로 파악되고 있다. 술이나 물품 등 선결제 요구는 중간에서 빼돌리기 위한 수법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단체 예약이나 물품 선결제 요구가 있을 경우 사전 예약금을 받고, 공공기관의 의심스러운 주문은 반드시 확인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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