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전개했던 무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12일(현지시간) 전격 선언했다.
친쿠르드 매체 ANF 통신에 따르면 PKK는 이날 성명에서 "PKK가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PKK는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무력투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KK 해체 과정을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외메르 첼리크 대변인은 성명에서 "PKK가 스스로 해체하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 달성에 의미있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어 당국이 PKK 해체 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 8천700여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한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남동부의 독립국가 수립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PKK의 이번 발표는 쿠르드족 무장세력들과 화해를 추구해온 튀르키예 범여권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0월 AKP와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외잘란에게 그가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멈추겠다고 약속하면 사면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MHP 덕분에 큰 기회를 얻게 됐다"며 "목표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고 발언하면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3월 PKK는 튀르키예와 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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