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을 수개월 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러시아가 이제 대놓고 선전물을 제작하며 양국의 협력 관계를 홍보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는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내용을 뉴스를 비롯한 미디어로 내보내고 있다. 러시아의 한 훈련장에서 북한군 병사 5명이 미소지으며 총을 들고, 아카펠라로 노래하는 장면이 국영 방송의 ‘베스티 네델리’라는 주간뉴스에 담겼다. 이와 함께 북한군이 산탄총을 쏘고, 참호를 뚫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 등도 함께 방영됐다. 한 러시아 군인은 북한군 병사들이 훌륭한 체력을 갖추고 러시아어를 빨리 배우며 훌륭한 저격수임을 입증했다고 칭찬했다.
최근 러시아 국영 언론과 친크레믈궁 군사 블로거들은 북한 군인들이 숙련되고 용감하다고 묘사하는 영상을 쏟아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대부분이 연출된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이는 북한군이 처음 배치됐을 때 최전선에서 몰려드는 공격용 드론에 혼란을 느끼고, 우크라이나군에 쉽게 격파당하던 모습과 대비된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 모두 북한군 파병 사실을 비밀에 부쳤던 기조를 완전히 바꿔 전시 동맹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흐름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WSJ는 양국이 우크라이나 및 동맹국들이 묘사하는 ‘조율되지 않고 갈등만 빚는 관계’보다 훨씬 더 밝은 파트너십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은 약 1만5000명 수준으로, 이 중 3분의 1가량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했다고 파악된다. 북한은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인기, 위성 발사대, 미사일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정보기관들은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전승절 기념식에 이어 거듭 북한의 공을 치하하는 모습이다. WSJ는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이 전투에 개입했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은 미국 및 다른 나라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계속 싸우도록 도와줄 든든한 동맹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재까지 서로 만족할 만한 거래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병력 지원 외에도 러시아에 군수품과 미사일을 공급했고, 김 위원장은 최근 생산 공장 방문 때 “북한의 연간 포탄 생산량이 4배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가 전선에서 발사하는 포탄 약 절반이 북한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군사 기술 지원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과의 경제적 관계를 심화하고, 유엔에서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다. 양국은 관광, 농업, 공중보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22/128/20251222515942.jpg
)
![[박창억칼럼] 역사가 권력에 물들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22/128/20251222515944.jpg
)
![[기자가만난세상] 또다시 금 모으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22/128/20251222515925.jpg
)
![[기고] 자동차도 해킹 표적, 정부 차원 보안 강화 시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22/128/2025122251591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