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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요리사’ 셰프들 대거 제주로 몰려가는 까닭은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5-12 06:00:00 수정 : 2025-05-14 14: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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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제주 대표 미식 축제 ‘2025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5월 10일~6월 15일 열려/흑백요리사 출연 백수저 박준우 등 유명 셰프 대거 제주 집결/제주신화월드서 마스터 셰프 클래스·와인 테이스팅·고매디너·갈라디너 열려

 

흑백요리사 박준우 장한이 조광효 채낙영 셰프(왼쪽부터).

‘백수저’ 박준우, ‘프렌치돌’ 장한이, ‘만찢남’ 조광효, ‘돌아온소년’ 채낙영 셰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출연해 큰 인기를 모은 셰프들이 이번주 대거 제주로 집결합니다. 바로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리는 대표 미식 축제 ‘2025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셰프들은 마스터 셰프 클래스와 고매 디너 등을 열어 다양한 요리의 세계를 선보입니다. 또 전 세계 80여 종의 와인과 한국 전통주 테이스팅 행사도 열려 제주를 미식과 와인의 향연으로 물들일 예정입니다.

2024 제주푸드앤페스티벌 레시피.

 

◆10주년 맞은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2016년부터 시작된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은 제주도의 청정 식재료와 음식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로 올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페스티벌 사무국이 제주한라대학교와 공동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한 70여개 기업 및 기관이 후원하는 미식 행사입니다. 제주를 동아시아 미식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시작된 이 행사는 해산물, 흑돼지, 각종 감귤류 등 제주의 다양한 청정 식재료를 바탕으로 많은 국내외 셰프들이 창의적인 미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미래 외식 산업의 리더가 될 학생 셰프 지원 장학금 등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적극 발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외 유명 셰프 282명이 참여해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 232개를 개발했고 요리책 6300부를 무료 배포했습니다. 학생 셰프는 502명이 참가했습니다.

 

2024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흑백요리사가 선보이는 제주의 맛

 

올해는 행사장을 후원한 제주신화월드에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셰프 등 국내외 정상급 셰프들이 대거 참여해 마스터 셰프 클래스, 고매디너, 갈라디너, 와인테이스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15일 제주신화월드 라벨라에서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 4인이 마스터 셰프 클래스를 진행합니다. 이들은 제주 식재료로 완성하는 고메디너 메뉴 시연을 비롯해 흑백요리사의 요리 과정, 레시피, 요리 팁, 요리 철학, 경험담을 들려주고 Q&A도 진행합니다. 1부는 박준우 셰프와 장한이 셰프가, 2부는 조광효 셰프와 채낙영 셰프가 요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줄 예정입니다. 15일 오후 3~8시 신화테라스에서는 와인 테이스팅 행사가 진행됩니다. 프리미엄 와인부터 내추럴 와인까지 전 세계 와인 80여종과 한국 전통주를 자유롭게 시음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수입사별로 제주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 와인 페어링을 선보입니다.

 

2024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고매디너.

고메디너는 16일 1부(오후 4시30분~6시30분)와 2부(오후 7시30분~9시30분)로 나뉘어 제주신화월드 신화테라스에서 마련됩니다. 흑백요리사와 떠오르는 제주 셰프가 제주 식재료로 펼치는 요리 축제입니다. 흑백요리사 박준우, 장한이, 조광효, 채낙영 셰프와 초청 제주셰프인 김재훈 셰프(LUMTP), 유병건 셰프(CAMEO), 이재민 셰프(UMMM), 전준호 셰프(쁘띠부숑)가 콜라보로 청정 제주의 신선한 식재료를 테마로 한 8가지 창작 스몰 플레이트 구성된 10주년 스페셜 미식 다이닝을 선보입니다. 셰프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스피치 타임과 포토 타임, 무대 공연도 준비됩니다. 이와관련 제주신화월드는 고메디너 2인 입장권이 포함된 랜딩관 전용 상품 ‘딜리셔스 고메 나잇’ 패키지를 내놓았습니다. 패키지 이용 고객은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도 제공됩니다.

 

제주신화월드 야외테라스.
제주신화월드 갈라 디너 참여 셰프.

메인 행사인 갈라디너는 17일 오후 6시30분~9시30분 제주신화월드 랜딩볼룸에서 마련됩니다. 국내외 스타 셰프가 제주 식재료를 활용해 정찬 6코스로 준비하며 와인이 페어링됩니다.

 

초청 국내 셰프는 서울 미쉐린 1스타 빈호의 전성빈 셰프(한우 채끝과 보리 리조또), 부산 미쉐린 1스타 팔레트의 김재훈 셰프(딱새우와 홀스래디쉬 크림), 2025 라 리스트 파크프얏트 서울의 이지명 셰프(제주의 흙과 과일)입니다. 해외 셰프는 미국 워싱턴 미쉐린 1스타 아론 실버맨(Aaron Silverman·제주 전복과 감자), 싱가포르 미쉐린 1스타 루이스 한(Louis Han·흑돼지와 리치 샐러드), 상하이 미쉐린 1스타 쉬쿤레이(Xu Kun Lei)입니다. 15일 공식 오픈 예정인 제주신화월드의 용푸(Yong Fu) 총괄셰프 쉬쿤레이는 신선한 재료와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중국 닝보식 퀴진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쉬쿤레이는 별미조기, 수제어병(생선전), 아삭상큼한 무 요리를 선보입니다. 

 

디저트 페어(13~14일·신화테라스)도 열립니다. 20여 개의 디저트 및 커피 브랜드 참여합니다. 고메위크 기간에는 제주 전역의 200여 개 레스토랑이 참여해 특별 메뉴 및 할인을 제공합니다. 6월 10일에는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미식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넥스트 심포지움이 마련됩니다. 6월 10~15일에는 ‘무비푸비X제주신화월드’가 씨네라운지에서 진행됩니다. 무비푸비는 영화 속 주요 음식과 맥주 등을 즐기며 영화 감상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판티니그랑뀌베비앙코스와로브스키. 최현태 기자

◆갈라디너 와인

 

와인은 이탈리아 판티니(Fantini) 와인 7종을 페어링합니다. 판티니 공동창립자이자 현재 CEO를 맡고 있는 발렌티노 쇼티(Valentino Sciotti)가 직접 방한해 와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1994년 발렌티노 쇼티는 필리포 바칼라로(Filippo Baccalaro) 등과 함께 이탈리아 아브루쪼(Abruzzo) 오르토나(Ortona)에서 판티니 그룹을 설립했습니다.

 

판티니 그랑뀌베 비앙코 스와로브스키(Fantini Gran Cuvée Bianco Swarovski)는 코코치올라(Cococciola)가 주품종입니다. 판티니 그룹 최초의 스푸만테로 레이블 중앙에 스와로브스키 정품 크리스탈을 넣어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감귤류 시트러스로 시작해 꽃향기가 더해지며 우아한 버블과 미네랄, 생기발랄한 산미가 잘 어우러집니다.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판티니 칼라렌타 페코리노. 인스타램

판티니 칼라렌타 페코리노(Calalenta Pecorino)는 페코리노 100% 와인입니다. 잘 익은 서양배 아로마와 발사믹 노트가 돋보입니다. 다양한 생선과 갑각류 요리, 중간숙성 치즈와 궁합이 좋습니다. 페코리노는 이탈리아 토착품종으로아브루쪼와 마르케 지역의 300ha 정도에서만 생산되는 희귀 품종입니다. 페코리노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양을 뜻하는데 작은 포도송이가 양의 머리와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양젖으로 만든 유명한 치즈인 페코리노와 같은 뜻입니다.

 

판티니 에디찌오네 비앙코.  인스타그램

판티니 에디찌오네 비앙코(Edizione Bianco)는 남부 이탈리아 각 지역을 대표하는 토착품종 페코리노(Pecorino), 피아노(Fiano), 그릴로(Grillo)를 블렌딩합니다. 이탈리아아 레드 와인 최고 등급인 에디찌오네의 화이트 와인 버전입니다. 완벽하게 익은 포도를 손수확해 품종별로 따로 양조해 캐릭터를 잘 보존합니다. 페코리노는 로스팅하지 않은 대형 50헥토리터(hl) 배럴, 피아노와 그릴로는 스틸 탱크에서에서 저온 발효합니다. 망고, 파파야, 라임, 자몽 등 열대과일향이 도드라지고 레몬그라스, 민트, 녹차 등의 허브 힌트도 잘 느껴집니다. 햄, 치즈, 다양한 생선 , 갑각류와 좋은 매칭을 보입니다.

 

판티니 칼라렌타 로사토(Calalenta Rosato)는 프로방스 스타일의 메를로 100% 로제와인입니다. 해발 3000m 마이엘라(Maiella) 산기슭에서 자란 메를로는 아로마와 구조감이 뛰어나고 우아한 캐릭터를 지닙니다. 칼라렌타는 ‘밤 수확’이란 뜻. 프리런 머스트를 섭씨 10도 스틸 탱크에서 20일 동안 저온 발효하고 다시 30일 동안 효모앙금 숙성을 거칩니다. 딸기, 갓 자른 수박, 장미꽃향이 어우러집니다.

 

판티니 돈 카밀로(Don Camillo)는 산지오베제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섞었습니다. 아드리아해변을 접한 아브루쪼의 오르토나는 점토질 석회토양으로 와인에 우아한 캐릭터를 부여합니다.

 

판티니의 설립자 까밀로(Camillo)에게 헌정하는 와인입니다. 체리, 과일잼으로 시작해 말린 꽃향, 바닐라 리큐르가 더해집니다. 살라미, 크림파스타, 붉은육류와 잘 어우러집니다.

 

판티니 에디찌오네 신쿼 오톡토니. 최현태 기자

판티니 에디찌오네 신쿼 오톡토니(Cinque Autoctoni)는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33%, 프리미티보(Primitivo) 30%, 산지오베제(Sangiovese) 25%, 네그로아마로(Negroamaro) 7%, 말바시아 네라(Malvasia Nera) 5% 등 5개 토착 품종을 블랜딩했습니다. 이탈리아 품종을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로 탄생한 남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아이콘 와인입니다. 신쿼 오톡토니는 5개 토착품종이란 뜻. 농밀한 체리, 블랙커런트로 시작해 허브, 시나몬, 정향, 감초, 코코아가 더해지고 미네랄도 느껴집니다.

 

비네티 델 불투레 센슈알레 모스카토(Vigneti del Vulture Sensuale Moscato)는 모스카토 비앙코(Moscato Bianco) 100%입니다. 바실리카타 지역 화산 토양에 자란 모스카토는 아로마가 뛰어납니다. 배, 복숭아로 시작해 망고 등 열대과일도 더해집니다. 모스카토를 넣어 만든 이탈리아 전통빵 파네토네(Panettone), 상큼한 과일, 소프트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도멘 샹송 피노누아. 최현태 기자
도멘 샹송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

◆와인 테이스팅 와인

 

15일 오후 3~8시 신화테라스에서 진행되는 와인 테이스팅에는 수입사 와이넬, 아베크와인, 뱅쇼, 뱅베, 씨에스알와인, 신세계L&B, 머천트 인터내셔널이 참여합니다. 한국 전통주는 영동와인, 산막와이너리, 제주전통주입니다.

 

아베크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 명가 도멘 샹송(Domaine Chanson) 와인들을 소개합니다. 부르고뉴 도멘중 가장 오래된 2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멘 샹송은 1750년부터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을 중심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본에 있는 와이너리 건물은 프랑스 루이 11세와 부르고뉴 공국 샤를 1세 치열한 혈투 역사 생생하게 담긴 곳으로 요새로 쓰던 망루를 셀러로 사용합니다. 벽두께가 무려 8~13m라 와인 숙성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도멘 샹송 본 프리미에 크뤼 끌로 데 페브 모노풀. 최현태 기자

도멘 샹송 본 프리미에 크뤼 끌로 데 페브 모노풀(Beaune ler Cru Clos des Feves Monopole)은 샹송을 대표하는 피노누아입니다. ‘본의 샹페르땡’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포도밭으로 샹송이 통째로 소유한 모노폴입니다. 잘 익은 딸기와 체리향으로 시작해 장미향이 피어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딸기잼과 체리잼의 아로마, 바닐라 힌트와 함께 쵸콜릿향도 살짝 풍기는 복합미를 선사합니다. ‘마스터 소믈리에의 요다’로 불리는 제스퍼 모리스(Jasper Morris)가 운영하는 인사인드 버건디(Inside Burgundy)가 2022 빈티지에 95점과 별 5개를 부여했습니다. 그는 “빈티지 특유의 풍부한 향기를 뛰어나게 풍기는 고귀하고 우아한 본 와인으로 매우 훌륭한 산미를 지니고 있다. 깊고 짙은 라즈베리 과일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우고 탄닌은 숙성되면서 더욱 부드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긴 여운은 매우 훌륭한 와인임을 보여준다. 2030~2038년 사이에 즐기는 것이 좋다”고 평가합니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젠시스 로빈슨도 20점 만점에 17점을 줬습니다. 도멘 샹송 본 그레브 프리미에 크뤼(Beaune Grèves Premier Cru)와 샤블리도 선보입니다.

 

샴페인 피에르 미뇽 프레스티지 브뤼. 인스타그램

아베크와인이 수입하는 샴페인 피에르 미뇽 프레스티지 브뤼(Pierre Mignon Prestige Brut)는 피노 뮈니에 55%, 샤르도네 35%, 피노 누아 10%입니다. 잘 익은 사과향으로 시작해 노란꽃향과 감초처럼 달콤하고 독특한 아니시드(aniseed)의 미묘한 힌트가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 효모향이 브리오슈로 표현됩니다. 백악질(chalky) 토양이 주는 고급스런 미네랄과 산도가 돋보입니다. 가리비 관자, 크림 소스를 곁들인 가금류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피에르 미농은 뛰어난 피노뮈니에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발레 드 라 마론(Valee de la Marne)에서도 르 브루이(Le Breuil)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5대째 샴페인을 생산하는 유서 깊은 샴페인 하우스입니다. 마른 밸리(Marne Valley), 꼬드 데 블랑(Cote des Blancs), 에페르네(Epernay)에 포도밭 20ha를 소유하고 있으먀 피노 뮈니에 50%, 샤르도네 40%, 피노누아 10%의 비율로 식재돼 있습니다. 연간 45만병을 생산하며 품질과 맛을 인정 받아 엘리제궁, 파리 5성급 호텔 프라자 아테네, 파리와 도쿄의 미슐랭 레스토랑(조엘 로부숑)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일본 로이스사 생 초콜릿의 샴페인 블렌딩도 피에르 미뇽의 프레스티지 브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링구아 프랑카 벙커힐 샤르도네. 인스타그램

와이넬이 수입하는 링구아 프랑카 벙커힐(Lingua Franca Bunker Hill) 샤르도네는 미국 오리건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산지 윌라멧 밸리(Willamette Valley)에서도 해발고도 200m 살럼 힐스(Salem Hills) 올드바인 포도로 만듭니다. 2021 빈티지는 지난해 미·일 정상회담 만찬주로 선정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납니다. 살럼 힐스 남쪽 포도밭 벙커 힐스은 오리건에서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로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 클론의 초기 재배지입니다. 화산토양으로 특히 깊이가 얕고 바위가 많아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포도가 생산됩니다.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포도송이 통째로 압착해 600리터 펀천(22%), 올드 프렌치 바리크(78%)에서 발효해 11개월 숙성한 뒤 밀폐 탱크에서 5개월동 효모앙금 숙성을 추가로 거쳐 복합미를 극대화 시킵니다. 홍합, 게, 가재, 버터를 곁들인 랍스터, 클래식한 연어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바타시올로 바롤로. 인스타그램

와이넬이 수입하는 바타시올로 바롤로(Batasiolo)는 네비올로 100%입니다. 네비올로의 전형적인 아로마인 말린 과일로 시작해 섬세한 허브향이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 버섯, 가족, 숲속의 흙 같은 3차 숙성향도 잘 올라옵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길게 이어지는 여운도 돋보입니다. 버섯 리조또, 야생고기, 붉은 육류, 로스트 비프, 숙성된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슬라보니아산 오크배럴에서 2년 숙성한 뒤 스틸 탱크에서 최소 12개월 이상을 추가 숙성해 정제된 세련미를 부여합니다. 바롤로 명가 베니 디 바타시올로(Beni di Batasiolo)는 피에몬테 랑게(Langhe) 지역에서 가장 큰 생산자 중 하나로 돌리아니(Dogliani) 형제가 1978년 라 모라(La Morra)의 역사 깊은 와이너리 카이올라(Kiola)를 인수해 설립했습니다. 랑게는 물론 뛰어난 포도밭에서 바르바레스코, 바르베라다스티, 돌체토달바, 모스카토다스티, 랑게 샤르도네, 가비디가비 등을 생산합니다. 연간 생산량은 600만병입니다.

 

산막와이너리는 라라 내추럴 등을 선보입니다. 한국에서 와인 양조용 포도로 개발한 화이트 품종 청수로 만들었습니다. 청수는 고품질의 균형미 있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는 포도로 높은 당도와 산도를 지녀 양조용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레몬의 시트러스로 시작해 청사과, 복숭아가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 망고 같은 열대과일도 느껴집니다. 섬세하면서도 복합미를 지녔고 생기발랄한 산도와 긴 여운이 인상적입니다. 샐러드, 해산물과 잘 어울립니다. 이 와인은 제초제,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포도로 만들고 효모도 포도 껍질에 붙은 야생 효모만 사용합니다. 산막와이너리는 충북 영동 산자락에 있는 한적한 산골에서 와인을 마시며 힐링할 수 있는 관광지로 와인피크닉, 미술과 음악 미니콘서트와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모든 와인의 레이블도 미술작품으로 꾸밉니다.

 

파르나스호텔제주 전경.

◆파르나스호텔제주·아베크와인 갈라디너

 

파르나스 호텔 제주도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10주년을 기념해 10일 콘스텔라홀에서 특별한 갈라디너가 마련됐습니다. 흑백요리사 최지형 셰프와 방기수 셰프, 파르나스 호텔 제주 주방을 총괄하는 25년 경력 김재선 총주방장이 함께 참여해 한식 중심의 6코스 디너를 선보였습니다. 김 총주방장은 아뮤즈 부쉬로 제주 성이시돌목장의 생치즈를 식초에 마리네이드하고, 구좌 당근과 대정 마늘로 만든 채소칩에 제주 비폴렌을 곁들인 ‘성이시돌목장 보코치니’, 제주 재래닭인 구엄닭을 압력솥에서 1시간 조리해 살을 얇게 찢고 콜라비 장아찌와 섞어낸 ‘제주 구엄닭’, 그리고 제주 푸른콩된장과 비트에 24시간 절인 민어를 미나리두부와 함께 콩잎으로 말아낸 ‘제주 비트로 절인 제주민어롤’을 선보였습니다. 디저트로 제주 애플망고를 곁들인 카라향 무스를 내놓았습니다.

 

파르나스호텔제주 갈라디너 참여 셰프.

최지형 셰프는 제주양배추를 활용한 사찰음식 스타일의 요리와, 제주 흑돼지와 월동무로 빚어낸 평안도식 만두국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 셰프는 뉴욕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출신이자 이북요리 전문가로, 함경도 출신 할머니에게 전수받은 손맛을 바탕으로 전통 이북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요리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그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닌 이북 요리를 정제된 플레이팅과 균형 잡힌 구성으로 풀어내며, 건강한 식재료와 절제된 양념을 통해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합니다.

 

방기수 셰프는 전복과 미역을 활용한 따뜻한 미역죽, 그리고 제주 흑우 채끝등심 구이를 통해 제주의 식재료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했습니다. 방 셰프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쉐린 1스타 셰프로, 정통 한식을 정제된 기술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데 오랜 경험을 쌓았습니다. 미쉐린 3스타의 초기 모델로 평가받는 한식 레스토랑 ‘가온’에 입사해 약 15년간 근무하며 막내 시절부터 ‘비채나’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비채나에서는 셰프로 재직하며 한국 최초로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고 이후 총괄 셰프로서 메뉴 개발과 운영을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돼지고기구이 전문점 ‘깃든’을 운영하며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고품질 한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조리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뜻깊은 자리로 꾸며졌습니다. 갈라디너의 와인 페어링은 수입사 아베크 와인이 후원했으며 셰프진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각 코스의 식재료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페어링 와인 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아베크와인 수입 파르나스호텔제주 갈라디너 와인.
앨리스 아 폰도.

◆파르나스호텔제주 갈라디너 와인

 

웰컴주로 나온 앨리스 아 폰도(Alice A Fondo)는 이탈리아 베네토 프로세코 와인 생산자 엘리스가 선보이는 이탈리아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글레라 100%로 만들며 청사과, 리치, 흰복숭아로 시작해 민트, 샤프란의 허브향이 어우러집니다. 균형 잡힌 버블감과 미네랄이 기분을 상쾌하게 리프레시합니다. 프로세코는 2차 병숙성도 하지만 보통 탱크에서 발효와 숙성을 끝내는 샤르마 방식으로 만듭니다. 콜 폰도(Col Fondo) 또는 메토도 앤시스트랄레(Metodo Ancestrale)로 부르는 이 방식은 고대 양조 방식입니다. 콜 폰도는 이탈리아어로 ‘침전물과 함께’라는 뜻입니다. 보통 효모앙금과 함께 병숙성하고 효모앙금도 제거하지 않습니다.

 

페를레 드 플라네르 블랑. 인스타그램

샤토 플라네르 페를레 드 플라네르 블랑(Chateau Planeres Perles de Planeres Blanc)은 프랑스 코뜨 뒤 루시옹(cotes du Roussillon)에서 희귀 품종인 투르바 뒤 루시옹(Tourbat du Roussillon) 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청사과, 라임, 배로 시작해 허브향이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산도가 음식 맛을 북돋워 줍니다. 입을 꽉채우는 질감과 복합미도 잘 느껴집니다.

 

비첸티니 아고스티노 소아베(왼쪽). 인스타그램

비첸티니 아고스티노 소아베(Vicentini Agostino Soave)는 이탈리아 베네토의 베로나 인근 소아베 마을에 만드는 화이트 와인으로 가르가네가(Garganega) 80%, 트레비아노(Trebbiano) 20%입니다. 서양 배, 핵과류 등 시원한 과실향으로 시작해 야생 흰꽃향과 허브향이 조화롭게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견과류의 복합미와 미네랄이 느껴집니다.

 

칸티네 페데리치 라 바이아 델 솔레 오로 디제.

칸티네 페데리치 라 바이아 델 솔레 오로 디제(Cantine Federici La Baia de Sole Oro d’Isée)는 이탈리아 북부 리구리아의 베르멘티노 품종으로 빚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서양배, 시트러스, 복숭아, 홍옥 등 과일향과 지중해 정원에 서 있는 듯 화려한 하얀꽃향과 허브향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집니다. 군침을 돌게 하는 아삭아삭한 산도와 짭조름한 미네랄 노트가 도드라지며 깊고 그윽한 풍미는 긴 여운을 남깁니다.

 

토라치아 디 프레수라 끼안티클라시코 일 타로코(왼쪽 두번째). 인스타그램

토라치아 디 프레수라 끼안티클라시코 일 타로코(Torraccia di Presura Chianti Classico Il Tarocco)는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으로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으로 카나이올로 네로(Canaiolo Nero)를 블렌딩합니다. 잘 익은 레드체리로 시작해 바이올렛, 아이리스 꽃 향기가 은은하게 피어 오르며 잔을 흔들면 삼나무, 허브 노트가 느껴지는 복합미가 좋은 와인입니다.

 

티에찌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포지오 세리노. 인스타그램

티에찌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포지오 세리노(Tiezzi Brunello Di Montalcino Poggio Cerrino)는 최고의 산지오베제 품종이 자라는 토스카나 몬탈치노에서 만드는 프리미엄 와인입니다. 자두, 레드커런트, 체리, 블러드 오렌지의 아로마로 시작해 바이올렛과 팬지꽃이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블랙페퍼, 발사믹, 달콤한 담배 뉘앙스가 어우러지는 복합미를 선사합니다. 탄닌은 벨벳처럼 부드럽고 구조감과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라다치니 아이스와인. 인스타그램

 

라다치니 아이스 와인(Radacini Ice Wine)은 몰도바에서 리슬링으로 만든 스위트 와인입니다. 잘 익은 살구, 복숭아, 멜론 등 열대과일향에 모과 잼, 달콤한 꿀 향기도 더해지며 생기발랄한 산도가 뒤에서 잘 받쳐 질리지 않는 스위트 와인의 세계로 이끕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사진=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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