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메시지 낸 윤석열에…“출당시켜야”“유세도 해라” 맹비난

존재감 포기 않는 尹…한동훈·조경태 “출당시켜야”
박지원 “아예 유세도 해라”·박주민 “국힘 현주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지원 사격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가운데, 당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당내 분열을 심화시키고 선거 국면에 방해가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 순간, 저는 경쟁을 펼쳤던 모든 후보 분들께도 진심으로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의 정치 철학은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김 후보 중심으로 결집을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 후보의 공식 등록 시점에 맞춰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전날 당 대선 후보를 김 후보 대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바꾸는 당원 투표를 진행했지만, 안건이 부결되면서 김 후보가 다시 후보직에 복귀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남제현 선임기자

당내에선 윤 전 대통령이 여전히 당과 선거전의 중심에 서려 한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조기 대선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는 만큼, 선거를 앞두고 메시지를 내는 것은 당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할 것을 요구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지 않으면 선거 내내 이재명의 공격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옹호해 주다가 선거가 끝날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이라며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같은 날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그 입 다물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메시지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선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이참에 유세도 해라”, “국민의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파면된 윤석열의 김문수 지지선언은 도움이 될까? 그의 진심일까?”라며 “그냥 조용히 있어야지 지지선언? 아예 이참에 유세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내란 쿠데타 세력 대 내란 반대 세력, 즉 민주세력의 대결”이라며 “용궁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김문수 후보의 太上王(태상왕)은 전광훈 목사! 上王(상왕)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국민을 배반한 내란수괴 본인 때문에 시작된 대선임에도 버젓이 당원으로 활보하며 영향력을 끼치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제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자유와 법치를 송두리째 뭉개려했던 사람이 지키긴 뭘 지킨다는 거냐”며 “국민의힘은 이런 윤석열조차 끝까지 안고 가겠다면 그렇게 하라. 민주당은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국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