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X은 계엄, 두X은 약탈교체…좀 곱게 미쳐라” 반발 잇따라

국민의힘 후보 교체에…경선주자들‧당 내부 비판 확산

국민의힘에서 선거 운동 시작을 이틀 앞두고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를 강행하자 당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고 했다. 그는 “한국 보수 레밍정당은 소멸되어 없어지고 이준석만 홀로 남는구나”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교체 정치공작극과 다름없다.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대선 패배주의에 따른 당권 장악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당헌·당규와 정당의 민주절차를 무시한 불법 무도한 폭거다. 세계 민주정당사에서 전무후무할 흑역사와 치욕의 날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 직전에 기습 공고해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나경원 의원은 “참담하다. 그리고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도 “이 한밤중에 대통령 후보자 선출 취소 공고를 냈다”며 “이는 지극히 비상식적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8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김문수 아니라 누가 선출됐어도 우격다짐으로 갈 작정이었나. 수십억원을 들여 경선은 뭣 하러 했나. 말장난 서커스였나”라며 “당을 존중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지만, 이 야밤의 법석은 당의 원칙에 대한 심대한 도전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도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이제 전과 4범이다. 김문수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고 냉소했다.

이준석 후보는 “선거에 연속으로 이긴 당대표를 생짜로 모욕 줘서 쫓아낸 것을 반성할 것은 기대도 안 했지만 사과할 것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 했다. 그런데 대선 후보를 놓고 동종전과를 또 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국민의힘은 의인 10명이 없으면 멸망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김문수 대선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했다.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를 입당시켜 새 후보로 세우는 당원 투표를 진행한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