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그간의 원전 건설 경험을 강조하며 “공급망 활용 절차가 다 정해져 있어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제공이 가능하다”며 이번에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 공기 내에(on time within budget)’ 원전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강조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 간 불거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갈등은 “중재로 가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8일(현지시간) 체코 현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황 사장은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전력공사(EDF)보다 입찰 가격이 더 저렴할 수 있는 배경으로 “이번에 공급하는 1000㎿ 규모 원전에 들어갈 자재와 공급망을 다 가지고 있다”며 “상당한 확신에 의해 제공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 공기가 늘어나고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하기도 했으나 황 사장은 “발주사의 요구에 의해 새로운 일을 추가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잘못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체코에서 추가해야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업무상 그런 일이 안 벌어지게 하는 것이 우리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한전과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를 누가 부담할지 합의하지 못하고 한수원은 결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신청을 했다. 황 사장은 “국제망신이 전혀 아니라”고 일축했다.
황 사장은 “사업이 끝나고 정산시 큰 액수는 회사 임원끼리 협의해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없다”며 “중재로 해결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자 입장에서 (한수원이) 돈 받을 의지가 없다고 볼 수도 있고 우리 입장에서는 배임 문제도 걸려서 그건 선택할 수 없는 길”이라고 했다.
정산해야 할 추가 공사 대금은 1조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황 사장도 “한전과 이견이 있는 금액은 10억달러로 보고 있다”며 “부자 간에도 돈은 정확해야 하는데, 아주 정상적인 사업 절차”라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을 최종 수주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사와 바라카 원전 건설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와 여러 분쟁이 해결됐고, 우리는 지난 50년간 원전을 지으면서 웨스팅하우스와 계속 협력해왔다”며 그간 협력 예로 원전 유지·보수 사업을 꼽았다.
앞으로 한수원은 대형원전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황 사장은 “두 달 전 노르웨이와 스웨덴을 방문해서 양국 각 시행사 등과 SMR 공급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맺고 왔다”며 “우리가 참여한다는 것에 그쪽에서는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서 보니 법률적으로 몹시 복잡하게 된 동네(유럽)에서 입찰로 뚫고 들어가 잘못하다 보면 한수원의 힘을 다 빼버리게 된다”며 “그럴 바에는 우리에게 와달라고 하는 SMR 시장을 뚫자고 생각했고, 우리나라의 SMR 공급 일정과 그쪽(노르웨이·스웨덴)의 일정이 거의 유사하게 맞아떨어져서 시기상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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