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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 하루 전까지 단일화 분란, 국힘은 대선 포기했나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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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9 18:04:22 수정 : 2025-05-09 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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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강제 단일화 응할 수 없다” 쐐기
당은 ‘선호도 조사’로 단일화 강행
기득권 집착하면 보수 공멸할 것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권영세(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대선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5.09. suncho21@newsis.com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등록 하루 전인 9일에도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자중지란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실은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응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후보 등록이 코 앞인데도 당과 후보가 싸우고 있으니 한심하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반발에 자체적으로 실시한 ‘후보 선호도 조사(당원 투표+국민 여론조사)’를 토대로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단일화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의 선호도가 높게 나오면 전국위 의결만으로 후보를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김 후보 측은 이미 법원에 전국위·전당대회 금지 및 대통령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접수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이 이날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김 후보는 추가 소송도 불사할 태세여서 누가 국민의힘 후보인지를 법원이 결정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전개될 판이다. 집권까지 했던 정당이 대선 후보 선정 문제 하나를 정치적으로 풀지 못하고 법원에 맡기나. 그러고도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

 

이번 조기 대선은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해서 치러진다.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그 덕분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멀찌감치 앞서 달리며 여유롭게 전국을 돌고 있다. 이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에서 보수 진영 후보들(한덕수 23%, 김문수 12%, 이준석 5%)의 지지율 합(40%)은 이재명 후보( 43%)와 비슷했다. 보수는 단일화를 통해 명분 있는 연대가 이뤄져야 그나마 해볼 만한 선거가 될 텐데 적전 분열 양상만 보인다. 김·한 단일화를 토대로 보수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도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보수의 지리멸렬은 김 후보나 당 지도부가 대선 승리나 보수의 재건이라는 대의보다 당권 욕심에 집착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승리가 불투명한 대선은 어떻게 되든지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장악하려는 욕심이 작금의 단일화 난맥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한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가 말을 바꾼 김 후보나 단일화 구상에만 매달리며 당내 경선을 2부 리그를 만든 당 지도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사분오열된 상태로 대선에서 패배하면 당의 존속 여부조차 불투명해질 것이다. 무너진 당의 당권이 무슨 소용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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