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박보검(극 중 양관식)의 엄마 ‘권계옥’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데뷔 34년 차 배우 오민애가 첫 예능 나들이에서 그동안 알려진 적 없었던 인생사를 들려줬다. 전혀 생각도 안 해봤던 연기를 시작하게 된 운명적인 일화, 고민이 많았던 시절 가진 것을 모두 정리하고 절에 들어가 수행했던 일, 어릴 때 배우지 못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 ‘배움’으로 가득 찬 요즘 일상 등을 공개해 놀라움을 안겼다.
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오민애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게 꿈이었는데, 드디어 이뤘다”며 “데뷔 34년 차, 환갑에 슈퍼스타 소리 듣고 있는 오민애다”라고 유쾌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남들보다 늦은 27살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섰다는 오민애는 배우 일을 시작하기 전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오민애는 “성장하면서 집에서 가장 역할을 했다. 그래서 신문배달, 우유배달, 제과점 아르바이트, 에어로빅 강사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어로빅 강사를 할 때 배낭여행이 한창 유행이었다. 그래서 배낭여행을 가기 위해 여행사에 갔는데, 그 여행사 직원이 직업을 알아맞히겠다더니 ‘연극배우시죠?’라는 거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연극 관계자를 소개해 줬고, 그분이 마침 연극을 준비하고 있어서 스태프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운명처럼 연기 인생이 시작된 일화를 털어놨다.
오민애는 “연기를 시작하고 10년쯤 지나 ‘아, 연기가 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며 “연극 처음 시작할 때 선배들이 해준 말이 ‘먼저 인간이 돼야 돼’였다. 10년 지나고 나니까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그래서 산에 갔다. 청도에 있는 운문사라는 절에 갔다”고 놀라운 이야기를 툭 던졌다. 그러면서 “그냥 가면 대충 돌아올 것 같아서 전 재산을 다 처분하고 갔다. 그때 나이가 37살이었다”며 “1년 반 동안 열심히 절하다 내려왔다. 적어도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을 잘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는 힘은 생겼다”고 전하며 그 이후에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오민애는 배움에 대한 갈증을 채워가고 있는 학구열 가득한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 집안이 조금 힘들었다.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중퇴하면서 살다 보니 배움에 대한 결핍이 굉장히 컸다”며 “검정고시도 보고 방송대 문화교양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까지 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오전엔 영어, 오후엔 골프, 금요일엔 합창, 일요일엔 춤 동아리 활동까지 하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오민애는 유명세를 얻으며 최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오민애의 소속사 범엔터테인먼트는 4월28일 소속사 공식 인스타그램과 배우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배우 사칭 계정 주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최근 오민애 배우를 사칭한 SNS 계정이 개설되고 개인적인 DM을 받았다는 제보가 증가하여 안내드립니다, 오민애 배우는 어떤 경우에도 개인 소셜미디어로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금전적인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소속사 측은 배우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안내하고 이외의 계정은 모두 사칭 계정이라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제보와 주의를 당부했다.

오민애는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한 후 오랜 시간 무명의 세월을 겪었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오민애는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정성일 분) 엄마로, 영화 ‘파일럿’에서 한정우(조정석 분) 엄마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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