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대단히 실망" 먼저 퇴장, 金도 의원들 만류에도 퇴장…의총 중단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참석한 의원총회가 20분 만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6일 만에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했으나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김 후보를 웃으며 맞이했다.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고,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권 원내대표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오신 분", "청렴결백의 아이콘"이라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단일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제가 후보에게 다소 과격한 발언을 내놓은 바가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김 후보를 향해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사과다.

권 원내대표가 "단일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기를 바란다"며 발언을 맺은 뒤 김 후보가 연단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 후보는 의원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며 팔로 '하트'를 만들었고, 또다시 박수갈채를 받았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김 후보가 당의 단일화 추진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이내 급격히 얼어붙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현재까지도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자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곧바로 연단에 오른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발언을 마친 권 비대위원장은 단상에서 내려온 뒤 굳은 표정으로 의총장을 떠났다.
이어 잠시 뒤 김 후보도 의총장을 가로질러 출구로 향했다.

의총장에선 "얘기 좀 듣고 가세요"라는 의원들의 외침이 들렸다. 일부 의원들은 통행로로 나와 퇴장하려는 김 후보를 직접 가로막았지만, 김 후보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몇몇 의원들은 의총장 밖까지 따라가며 "가면 안 된다"고 김 후보를 만류했지만, 김 후보는 그대로 국회를 나갔다.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선 지 20분 만에 퇴장하면서 의총도 중단됐다.
이날 김 후보가 의원들 앞에서 당의 단일화 일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함에 따라 지도부는 예정된 로드맵대로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종료되는 한 후보와 김 후보에 대한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선호도 조사에서 한 후보가 높게 나올 경우 한 후보가 입당하며 국민의힘 후보 등록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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