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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라면 끓이던 노인 숨진 개미마을, 안전개선사업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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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9 19:00:00 수정 : 2025-05-09 15: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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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달동네 중 한 곳인 개미마을에 안전 개선 사업이 진행됐다. 지난겨울 이 마을에서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나 한 노인이 안타깝게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러한 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서대문소방서는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을 안전사각지대로 지정하고,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미마을 주거 안전환경 개선 사업’을 벌였다. 홍제3동 주민센터,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이날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서대문소방서·홍제3동주민센터·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주거 안전환경 개선 사업식을 열고 있다. 서대문소방서 제공

올 2월11일 오후 2시29분 개미마을 한 가건물에서 불이나 80대 남성이 숨지고 옆 가건물에 살던 황모(93)씨도 불을 끄려다 화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은 불길을 이기지 못해 가건물 천장과 벽면이 무너지고, 즉석밥과 통조림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는 휴대용 버너로 점화 중 부탄가스 폭발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기사 세계일보 2025년 2월12일자>

올 2월11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80대 남성이 라면을 끓이던 중 불이 나 숨진 현장을 소방 합동감식반이 조사하고 있다. 장민주 기자

개미마을은 빠른 대응이 중요한 화재 사고에 특히 취약하다. 인왕산 등산로에 있어 소방차 등 장비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이 무허가주택이라 소방시설을 마련하고 있는 집이 적다. 최근 화재 사망사고 때도 불을 끌 수 있는 소화전 등 소방장비가 마땅치 않아 불길이 커졌다. 

 

주민 중 노인이 적잖아 장비가 있어도 사용할 수 있겠냐는 하소연도 있었다. 주민 노모(58)씨는 “소화기가 있어도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주민들이 많다. 소화기를 쓸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소화기만 나눠준다고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방은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소화기와 감지기 등 소방장비를 보급했다. 또 긴급한 상황에 소화기와 비상소화장치를 쓸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훈련도 진행했다. 사업에 참여한 전기안전공사는 희망하는 세대를 대상으로 전기안전 점검도 나섰다.

서대문소방서 소속 소방관이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소방장비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서대문소방서 제공

한편 소방은 본지의 화재 사망사고 보도 이후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2월 화재 사고가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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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민등록 말소 80대 男… 복지 사각 속 화재 참변 https://www.segye.com/newsView/20250211520103


장민주·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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