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입당도 않고 청구서 내미나”
국힘, 후보 교체 가능성도 거론
金·韓 선호도 조사 강행에 나서
金, 후보 지위인정 가처분 신청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8일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김 후보가 후보등록일 이후 단일화를 제안하며 기존 당의 일정을 거부하자, 당은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력 반발했다. 당내 분열이 법적 충돌로 비화하는 등 6·3 조기대선을 앞둔 보수 진영의 혼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2차 단일화 공개 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단일화 시기’를 두고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한 후보는 후보등록 마감(5월11일) 전에 단일화를 완료하자고 거듭 촉구했고, 다음 주에 단일화를 완료하자는 입장인 김 후보는 “왜 무소속 후보가 당 선출 후보를 압박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를 오늘이라도 당장 하자”고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입당도 안 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선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두 후보가 각자 선거 운동을 한 뒤 오는 14일 방송 토론,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당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8일 방송 토론, 9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12일 이후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주장”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필요하면 결단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두 후보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후보 선호도 조사에 돌입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회견하는 모습”이라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후보도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와 보조를 맞췄다.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법적 분쟁까지 벌이는 초유의 사태도 전개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의 전국위·전당대회 소집에 맞서 대통령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직접 신청했다.
한편 윤상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의원 20명이 탈당해 제3지대에서 한 후보를 중심으로 신당을 꾸리자”는 급진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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