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108개월(9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시공 품질과 안전을 위해선 정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 84개월(7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기 연장 필요성을 거듭 내놓자 정부는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8일 국토교통부에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기간을 늘려야 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설명자료를 제출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안에 대해 보완을 지시하면서 입찰 공고와 다르게 공사 기간을 제시한 구체적 사유 등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해상 공항 공사인 만큼 공사 규모와 난도를 반영해 공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약 6개월 동안 일평균 250여명의 공항·항만·설계 전문인력이 참여한 설계 검토를 통해 108개월이라는 기간을 도출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연약지반 안정화를 위해 17개월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봤다. 또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동시에 하게 돼 있는 정부의 기본계획과 달리 안전을 위해 방파제 일부를 7개월에 걸쳐 먼저 시공한 뒤 매립에 나서야 한다는 게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아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이 어려워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2029년 조기 개항에 난항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주요 공항시설이 들어설 동측 매립지 공사와 활주로, 여객터미널 등 개항에 필수적인 시설을 집중적으로 우선 시공해 2029년 12월 개항에 나서고, 서측 부지 및 전체공사는 나머지 공사 기간 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추후 재입찰이 이뤄질 경우 관련 행정 절차 등이 필요해 시간은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와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기본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13일에는 TF 논의 결과를 기반으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적정 공기 등에 대한 추가 검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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